[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한국전쟁 당시 F-51 무스탕 폭격기를 몰고 처음으로 출격했던 조종사 10명 가운데 한 명인 장성환 전 공군참모총장(에비역 중장)이 4일 오후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1920년 10월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8년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2기로 임관했다. 이후 공군 제1훈련비행단장·공군본부 작전참모부장·공군대학교장·공군참모차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제7대 공군참모총장(1962년 8월1~1964년 8월1일)을 역임했다.
고인은 6·25전쟁 당시 故이근석 대령, 故김영환 중령 등과 함께 F-51 무스탕(Mustang) 전투기를 일본 이다즈께 기지에서 인수해 온 10인 중 한 명이다. 당시 미국 측이 제의한 F-51 전투기 인수 조종사 선발조건은 '훈련 없이도 전투기를 탈 수 있는 조종사'였다. 고인은 1500여 시간의 비행과 일본에서 각종 비행기를 타본 경력을 인정받아 선발됐다.
다음 날인 7월3일부터 곧바로 전투출격을 개시했으며 고인은 전쟁 중 총 10회의 전투출격 임무를 완수하는 등 공군 조종사의 역사를 여는 공을 세웠다.
또한 고인은 대한민국 공군의 첫 공수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1950년 11월10일 UN군의 총반격으로 진해기지에서 여의도 기지로 전진한 대한민국 공군은 미 제5공군으로부터 C-47 수송기 1대를 인수해 공중수송반을 설치했는데 고인이 수송반장으로 임명됐다. 공중수송반은 조종·정비·통신의 수송지원체계를 갖추고 서울과 평양 미림기지를 왕래하면서 공군의 첫 공수임무를 수행했다.
참모총장 재임 당시에는 방공망 증강 5개년 계획 연차사업의 일환으로 제30방공관제단(현 방공관제사령부)을 창설하는 등 군 전력증강과 현대화에 기여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대규모의 공군장비와 인력이 동원된 영화 '빨간 마후라' 제작을 지원해 공군의 위상과 활동상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도 했다.
전역 후에는 주 태국 대사·대한항공 사장·한국관광공사 총재·교통부장관 등을 지냈다. 한·이란친선협회와 한·아랍친선협회 회장,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고문, 세종연구소 이사를 맡기도 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현역시절 미국 공로훈장(1952·1962·1964년), 무성을지무공훈장·무성충무무공훈장·무성화랑무공훈장(1956년), 중화민국 운휘훈장(1962·1964년), 1등 근무공로훈장(1963년), 대통령 공로표창(1964년) 등을 받았다. 전역 후에는 태국 백상훈장과 금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모란장 등 다수의 훈·포장을 수여받았다.
유족으로는 2남(태곤(현 포앰비 회장)·영곤)이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이며 영결식은 7일 오전 7시에 공군장으로 엄수한다. 안장식은 같은 날 11시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다. 02-3010-2230
한편, 이날 장 전 총장의 별세로 김신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 만이 F-51 무스탕 폭격기 인수 10인 중 유일한 생존자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