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에서 시작한 구제역이 경기도와 경상북도까지 번지면서 전국에 창궐했던 4년전 악몽이 다시 재발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경계단계로 높이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안동시와 의성군의 돼지농장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농식품부는 안동시와 의성군 등 경북 지역에서 구제역이 확진되자 휴일인 4일에도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달 경기도 이천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구제역은 수도권까지 퍼진 상태.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 12월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것은 총 32건이나 된다. 지난달 3일 충북 진천에서 발병한 후 충북과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구제역은 지난 29일 경기 이천, 30일 경북 영천 지역에서 발생한데 이어 지난 3일 경북 의성과 안동, 4일 충북 음성 등에서도 잇따라 양성판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경북 등으로 퍼진 원인조차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4년 전 전국적인 구제역 사태 진원지였던 안동은 당시에 만든 매몰지 생태복구 작업이 완료되기 직전에 다시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방역당국은 지난달 구제역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정부는 전국 축산시설에 대한 소독과 백신접종에 나섰다. 하지만 추운 날씨로 구제역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인데다가 일부 농가가 백신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제대로 접종하지 않는 사례까지 확인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그동안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전남과 전북 등 호남지역과 경남·강원·제주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본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긴급 백신접종 등을 하고 있는 만큼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면서 "현재 '경계' 단계인 구제역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축산관련 차량을 하루 정도 이동정지시키고 동시 소독하는 방안, 구제역 발생지역 축산차량이 도축장 출입시 제출해야 하는 소독필증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실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자체들은 구제역 확산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은 구제역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이는 축산농가 15곳에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고 경남 산청군은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열릴 제8회 지리산 산청곶감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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