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를 리더’로, ‘소그룹을 가족으로’ 만들어가는 교회

교육·학술·종교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리더십 50인] 홍익교회 손철구 목사

지금도 한국교회에는 수많은 목회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수많은 교회들이 이를 도입하고 있다. 덕분에 부흥을 체험한 교회들도 있었지만,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겪은 교회 또한 적지 않았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 위치한 홍익교회(담임 손철구 목사) 역시 처음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주님이 진정 원하시는 교회를 세우고자 시작했지만, 점점 교회 내에 많은 문제들이 노출되는 것을 보고 고뇌에 빠졌다. 하지만 홍익교회 손철구 목사와 교인들은 그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 지금은 매주 출석교인만 1800여명을 헤아리고, ‘큰숲목회자세미나’와 ‘청소년 전국 연합수련회’ 등을 통해 한국교회에 건강한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교회로 자리잡고 있다. 홍익교회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지금의 교회를 일굴 수 있었을까?

젊은 시절 죽음의 고비 넘기며 목회자의 길 서원

홍익교회의 담임인 손철구 목사는 결손가정에서 자랐을 뿐 아니라 고 2때부터는 폐결핵을 앓는 등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특히 폐결핵으로 인해 죽을 고비를 겪으며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말씀은 로마서 5장 3~4절의 “환란은 결국 소망을 낳는다”는 말씀이었다. 그전까지 하나님에 대한 원망만 해오던 그는, 그 일을 계기로 “소망의 사람이 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또 목회자의 길을 결심하게 됐다.

그 후로도 폐결핵은 오랜 시간 그를 괴롭혀 신학을 공부하다가 휴학하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결국 그를 치유해주셔서 신학대학원 입학 당시 받았던 신체검사에서는 완전히 나았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이로 인해 개척교회를 세워 목회자가 되고자 했던 그의 사명감과 열정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렇게 꿈을 키워오던 그가 가장 고민했던 것은 ‘어떤 교회를 세울 것인가’였다. 그저 잘못된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또 새로운 일꾼들이 마음껏 헌신하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만 있던 터였다. 그런데 때마침 제자훈련 세미나에 참석했던 그는, 제자훈련과 영성운동을 두 축으로 해서 1995년 5월 홍익교회를 개척했다.

열심만으로 개척… 위기 맞아 목회 로드맵 재정립

“처음엔 그저 열심만 있었죠. 그런데 교인수가 300명 정도가 되자, 우리 교회 안에도 잘못된 관습들이 하나하나 생겨나는 것을 보고 갈등에 빠졌어요. 그 와중에 예배당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기까지 당해서 교회 건물이 3차 경매까지 넘어가는 엄청난 위기까지 직면했습니다.”

바로 그 때, NCD(자연적교회성장연구소)에서의 공부가 그에게 한 줄기 깨달음을 줬다. “토양을 잘 준비하면, ‘부흥’이라는 열매가 자연스럽게 맺힌다”는 것이었다. 그 깨달음을 토대로 손철구 목사는 아내 이병희 사모와 함께 각각 남녀 셀을 맡고, “모든 성도를 리더로 세우며” “가족같은 소그룹을 만드는” 로드맵을 분명히 세워 다시금 목회에 정진하기 시작했다.

홍익교회에 오면 회심(영혼의 회복), 정착(삶의 회복), 번식(비전의 회복), 사역(사역의 회복) 네 단계를 거친다. 기도와 복음, 그리고 사랑의 공동체를 통해 구원을 체험하고, 수양회와 교육을 통해 회복의 삶을 결단하며, 3차례에 걸친 10주 과정의 교육을 거쳐 제자로 성장하고, 더욱 심화된 훈련을 통해 영적 리더로 바로서는 것이다.

또 교인들은 세 사람이 서로 영적인 상호책임을 지는 ‘예수 기초 공동체’(BCC)에서 성경을 읽고, 죄를 고백하고 서로 세우며, 회심에 초점을 두고 기도한다. 또 2-3개의 BCC가 모여 ‘목장’(Cell)을 이루고, 이는 매주 한 번 가정이나 직장에서 모여 전도, 양육, 상호책임, 리더를 세우는 일 등을 경험한다.

이렇게 교회의 토양이 잘 갖춰지자 무수한 열매들이 맺히기 시작했다. 비신자들이 많이 전도되고, 다른 교회들에 비해 청년들과 새 신자의 비율이 높으며, 교회 내 주요 사역들 상당수를 평신도 리더들이 담당하며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헌신하고 있다.

“평신도 리더 세우려면 아버지의 마음이 있어야”

“평신도 리더를 세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교역자를 초빙해서 일을 맡기면 쉽지만, 평신도들은 자기 삶이 있기에 목회자가 기다려줘야 할 때가 많죠. 아버지의 마음이 없이는 그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기 힘듭니다. 또다른 위험성 중의 하나는 평신도가 진정한 믿음과 가치관을 갖추지 못한 채 성급하게 헌신하게 되면, 그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신앙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렇기에 긴 시간을 두고 바라보면서, 밑바닥부터 훈련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홍익교회는 이제 매년 청소년연합수련회, 농촌교회 살리기를 위한 지리산 단기선교 등을 통해 전국의 교회들을 섬기는 한편, 독거노인 급식비 지원, 결손가정을 위한 김장 담그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음식점 설립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도 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껏 홍익교회가 쌓아온 목회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큰숲목회자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좋은 목회 프로그램들이 이론적으로는 많이 알려지고 도입되지만, 실제로 열매를 거둔 곳은 많지 않아요. 실전에서는 아주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많은데, 그런 것은 이론 교육에서는 잘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죠. ‘큰숲목회자세미나’에서는 제가 교회를 개척하고 밑바닥부터 지금껏 쌓아오면서 맺어온 열매들과 교회 모델을 나누고 싶습니다.”

홍익교회는 최근 고양시 삼송지구에 6만㎡의 부지를 확보, 평신도를 대상으로 한 선교사학교를 세우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곳에서는 평신도 선교사 뿐 아니라 한국교회 내에 셀교회를 도입한 교회들에서 헌신할 수 있는 사역자들을 세우려 한다.

“많은 경우 헌신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교회에서 훈련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후원을 받으면서도 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고 선교지에 파송됩니다. 물론 그것도 장점이 있지만, 교회의 비전과 전략 속에 파송하면 선교사와 교회와 교인들 모두에게 유익이 더 큽니다.”

앞으로 홍익교회의 목표는 교회 창립 20주년이 되는 2015년까지 1만 성도와 12교회 개척, 선교지 120개 교회 개척을 하는 것이다. 특히 단순히 교회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비전과 전략을 따라” 개척을 하겠다는 포부다. 여의도순복음교회나 온누리교회처럼, 홍익교회만의 교회 개척 모델을 만들어 한국교회에 제시하고 싶다고 한다.

#홍익교회 #손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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