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의 자격>을 펴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72·사진)은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원장 모두 대통령의 자질인 '공공성' 차원에서 훌륭한 덕목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9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국가의 핵심가치는 연대성이고, 연대성은 공공성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대통령은 공공성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우선 자신의 저서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 "역대 대통령 중에 긍정적 평가를 받은 분이 거의 없다"며 "대통령이 되기까지 필요한 자질하고 대통령이 되서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질이 성격과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없어서 대통령만 당선 되면 국가를 쉽게 운영할 수 있을 거라고 잘못 알았던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며 "마침 대선이 다가오니까 정작 대통령에 대해서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질과 식견, 이런 것을 정리해서 국민들과 대통령 되겠다는 분들한테도 알려드리고 싶은 그런 심정으로 썼다"고 출간 취지를 전했다.
윤 전 장관은 특히 '(책에서) 수직형 독점 리더십을 갖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공공성'의 결여라고 지적한 것의 의미는 뭔가'라는 질문에 "국가의 핵심가치는 연대성이고, 그 연대의식을 만드는 핵심 가치가 공공성인데, 공공성이 국가의 기반이 되는 셈"이라며 '공공성의 의미'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대통령 책임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공공성의 상징적인 존재'가 된다"면서 "이 대통령이 (공공성) 인식이 투철하지 않아서 그런지 취임하자마자 첫 번째 내각을 구성하는 인사와 대통령실 구성하는 인사에서 국민들로부터 '강부자', '고소영' 내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이어 "중요한 고위공직의 인사를 자기 사적인 인연을 기준으로 했다"며 "그건 '공공성을 파기한 상징적인 사건'이다. 거기서 많은 민심을 잃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부연했다.
특히,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두 사람의 공공성은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공공성을 준수하는 데 있어서는 두 분 다 상당히 훌륭하다고 본다"고 윤 전장관은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박 전 대표는 당에 있을 때 겪어 본 내 경험으로 보면, 자기보다는 늘 공을 앞세우고, 개인보다는 당보다는 국가를 앞세우는 그런 훈련이 철저히 되어있는 걸 봤다"면서 "공공성을 중시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 가치관이 내면화 되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안 교수도 완전히 사적인 신분을 가진 개인이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서 7년 동안이나 사회에 무료로 공급했지 않냐"면서 "상당히 놀라운 공적 헌신성이다. 그런 것만 보면 다 그런 공공성은 굉장히 중시하고 존중하고 그런 걸 추구하는 자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윤여준 전 장광은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선거가 임박해서 신선함을 무기로 혜성처럼 등장한 후보는 일종의 '충동구매'”라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 하나 사는 것도 충동구매하면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국가 최고 지도자를 뽑는 선거인데 충동적으로 투표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국민들이 워낙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혐오감을 갖고 있다 보니까 정치 현장으로부터 멀리 있던 사람이 참신하게 보이는 건 사실 아닌가. 그런 참신성에 매력을 느끼는데, 거기에는 함정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참신성이 국가 운영에 필요한 자질은 증명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그는 ‘그런 뜻에서 안철수 원장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안 원장은 평소에 자신은 정치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고, 현실 정치는 자기 체질에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며 “그런데 지금와서 그런 사람에게 대통령에 필요한 자질을 가졌는지 보여봐라고 하면 무리한 주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만약에 본인이 지금 그런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자질을 기르려고 열심히 노력할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