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한국교회의 앞날은 미래세대에 달려있다. 하지만 교회 내 젊은 세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지금이라도 미래세대에 적극적으로 다가가 이들을 교회 주체로 세우려면, 먼저 미래세대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 가운데 미래세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선교전략과 목회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포럼이 진행돼 관심을 끌었다.
22일 서울신학대학교 우석강당에서는 '한국의 미래세대, 그들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제1회 서산현대목회포럼이 열렸다. 서울신학대학교 현대목회연구소(소장 최동규 교수)와 선교적교회성장네트워크(이사장 이형로 목사·대표 최동규 교수)가 공동주최하고 서산성결교회(담임 이기용 목사)가 후원, 한국선교신학회(회장 전석재 교수), 교회리서치연구소(소장 박관휘 목사),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습동아리인 '미셔널 프락시스'가 함께한 이 포럼은 목회현장의 다양한 이슈를 학문적, 실천적으로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처음 마련됐다. 행사에는 목회자, 교수, 선교사, 청소년·청년 사역자, 대학원생 등 120여 명이 참여했다.
서울신대 현대목회연구소장 최동규 교수는 이날 "뜨거운 성령의 은혜와 복음전도의 열정으로 부흥하고 성장했던 한국교회가 오늘날 급격한 사회 변화 앞에서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며 "특별히 젊은 세대가 점점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교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이번 포럼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미래세대의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한 뒤, 이들을 향한 선교전략과 목회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며 "이 행사를 통해 한국교회에 미래를 향한 새로운 소망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미래세대-그들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통계분석을 발표한 박관희 목사는 "무한경쟁의 긍정과 그로 인한 양극화의 용인, 시장논리 팽배, 성장과 효율이 중시되는 신자유주의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전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무엇보다 한국사회와 종교의 중추적 역할을 할 미래세대가 신자유주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자라났다"고 말했다. 여기서 미래세대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신인류세대·N세대(1989~1980년 출생), 밀레니엄세대·M세대(1999~1990년 출생), 디지털세대·D세대(2009~2000년 출생)를 출생동시집단·동년배 집단으로 묶어 이해하려는 개념이다.
■ 한국 사회의 미래세대 모습
미래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은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고 가족을 위해 성공하기 원하며 보수적, 수평적 대인관계를 선호하지만 사회의식이 낮은 '물질-권위형'(23.2%), 모든 일의 중심이 자신이며 타인과 경쟁에 익숙하고 성취 지향적이고 성공을 중시하면서도 자유분방한 '개인-주도형'(16.8%) 같은 맘몬주의 성향(40.0%)을 보였다. 또 대세를 따르고 개인주의, 물질주의, 자유분방한 성향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현실-추종형'(33.4%), 동질적인 사람에 대해서만 개방적이고 사회의식이 높지만 개인의 물질적인 성공에 가치를 두지 않는 '집단-개방형'(14.0%), 전통적 성향이 강하고 상당히 보수적이며 집단적 가치를 중시하고 정치사회적 관심이 높은 '전통-보수형'(12.6) 같은 집단주의(60%)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
종교인식에서는 '신앙 없는 소속인'(42.5%), '소속 없는 신앙인'(24.5%), '종교적 무신론자'(15.3%)가 대부분이고 '소속 있는 신앙인'(17.7%)은 5명 중 1명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정한 교회인식주기로 '소속 없는 신앙인'(2001~1999년·1998~1996년, 중·고등학생)→'신앙 없는 소속인'(1995~1992년·대학생)→'소속 있는 신앙인'(1991~1987년·사회 초년생과 직장생활 초기)→'종교적 무신론자'(1986~1981년·결혼과 가정생활 초기)를 거쳤다.
미래세대의 인생관은 직업, 돈 같은 '경제생활'보다 친구와 가정생활 같은 '인간관계', 건강 및 여가, 휴식 등 '웰빙의 삶' 등을 중요시했다. 이들의 인생 목표는 건강한 것(29.5%), 가정생활이 즐거운 것(21.5%), 좋은 친구가 많은 것(17.5%), 돈과 여가, 휴가(10.7%) 순이었다.
또 건강(10.3%)이나 인간관계(이성문제 9.7%, 친구관계 8.5% 등)보다 경제생활(진로·학업 36.0%, 경제적 어려움 14.7%)을 더 고민하고, 주말에는 집에서 휴식(26.0%)하거나 종교행사 참여(26.0%)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 차지하고, 나머지는 놀러 가거나 나들이(8.3%), 학업(7.1%), 스포츠·레저(4.1%) 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래세대는 교회출석 경험이 있는 경우가 82.7%로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서 20%에 못 미치는 실제 출석률은 자신의 신앙과 믿음보다는 모태신앙이나 가풍 등에 의한 교회 출석이었던 것을 보여준 수치다. 또 이들이 경험한 복음의 핵심 내용은 '하나님을 믿으라'(22.2%), '예수의 말씀이다'(16.5%), '구원받아라'(15.0%), '복음을 모른다'(11.9%), '이웃을 사랑하라'(7.9%), '성경말씀에 순종하라'(7.4%) 순으로 나타나, 성화와 관련된 영역(15.3%)보다는 십자가와 구속(53.7%)을 복음의 핵심으로 이해했다.
이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는 '교회에 관심이 없다'(22.5%), '믿음이 없는데 믿음을 강요한다'(13.0%), '지나친 전도가 싫다'(12.9%), '없다'(11.0%), '많은 모임과 행사 참여가 부담스럽다'(10.1%), '나와 안 맞아 편안함이 없다'(8.5%), '주위 가족의 영향 때문에'(7.5%) 순으로 나타났다. 박 목사는 "이는 교회가 이들 개개인의 필요나 관심을 채워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특성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 미래세대를 명목상 그리스도인이나 불신자로 양산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10명 중 7명이 개신교인으로부터 전도 받은 경험(76.2%)이 있어, 10명 중 3명이 전도 받은 타종교에 비해 적극적으로 전도하지만, 효과적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미래세대는 전도 받을 때 일단 피하거나(53.5%) 다른 종교를 믿는다(28.9%)고 대답하고, 전도자가 믿는 종교의 잘못된 부분을 말해주거나(7.3%) 논쟁을 벌이기(2.8%)도 했다. 이들을 전도한 사람은 익명의 전도자(길에서 만난 자 18.3%, 방문자 2.8%)나 주변 사람(이웃 사람 2.8%, 직장 동료 2.1%)보다 주로 친구, 선배(21.2%), 부모(8.1%), 친척(4.2%) 등 가족이었고, 전도 과정에서 전도자가 자신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전도 방법의 효과성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박 목사는 "미래세대에게는 노방전도와 이벤트성 전도보다 관계, 설득, 모범 등과 같은 신앙생활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미래세대의 '교회관'
미래세대는 10명 중 5명만이 기독교를 선호하고, 교회 이미지는 부정적(참된 진리추구보다 교세확장 관심 17.2%, 지나치게 헌금 강요 경향 9.3% 등)이기보다 의외로 긍정적(구제·봉사활동을 잘함 23.0%,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증가 11.4%, 시대 변화에 빠르게 적응 8.6%, 종교지도자의 자질이 우수함 8.1%, 개인적인 문제에 해답을 줌 8.0% 등)이었다. 이들은 학업으로 여유가 없다는 등 제도적 문제(14.9%)가 있지만, 종교의 합리성 같은 심리적 문제(의미가 없다 6.6%, 믿음이 안 간다 8.8%, 관심이 없어서 10.2%, 신은 없다고 생각한다 3.9% 등)가 해결되면 기독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교회를 선택할 때 분위기(18.3%)와 예배(17.3%), 교인들·사람들(17.2%), 목회자(11.9%), 설교내용(9.1%) 등 예배와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보았다. 바람직한 교회상으로는 '자유롭고 편안해야 한다'(21.2%), '예배가 제일 중요하다'(19.1%), '친교 및 인간관계가 제일 중요하다'(11.1%), '전도와 선교가 살아 있어야 한다'(10.6%) 등 순으로 조사됐다. 바람직한 목회자상으로는 '인격과 품성이 훌륭해야 한다'(25.6%), '신앙심이 깊어야 한다'(22.7%), '교인들을 잘 관리하고 돌봐야 한다'(18.8%),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13.1%), '설교를 잘해야 한다'(7.5%), '인간관계를 잘해야 한다'(6.9%) 순으로 나타나 목회자가 인격과 품성에 근거해 교회 리더십과 예배 및 인간관계를 하는 것을 바람직한 모습으로 생각했다. 이 외에 신앙의 대상으로 예수님(57.7%), 성경(19.7%), 교회(12.6%) 순으로 선호했지만, 종교로서 기독교와 기독교인(58.2%), 목사(14.5%), 교회(10.2%), 성경(10.1%)은 부정적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선교적교회성장네트워크, 한국선교신학회, 교회리서치연구소가 함께한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5일부터 6월 25일까지 60일간 전국 16개 지역의 2001년~1981년 사이 출생한 남녀 1,851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개별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은 ±2.3%포인트다.
한편, 이날 전석재 교수와 최동규 교수는 각각 '미래세대를 향한 전도방향과 전략', '한국의 미래세대를 위한 목회방안'을 발표했으며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패널토의가 진행됐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