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특전사 요원 2명의 죽음을 불러온 '포로체험 훈련' 중 훈련 교관 가운데 1명이 내연 관계 여성과 통화를 하느라 상황 관리에 소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경향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군 관계자의 말을 빌어 사고 당일인 9월2일 훈련 교관 4명 중 가장 선임이던 김모 원사는 훈련을 받던 요원들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오후 10시부터 사망시각으로 추정되는 오후 10시30분 사이 상황실을 드나들며 내연 관계 여성과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군 검찰의 김 원사에 대한 신문 과정에서 밝혀졌다.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군 검사가 김 원사를 상대로 "누구와 통화했나"라고 다그치자 김 원사는 "가족으로 기억하는데 모르겠다"고 답변을 회피하다가 "통화내역을 확인하겠다"고 하자 "여자친구와 통화했다"고 자백했다.
또 후임 교관 중 1명 이상이 상황이 발생한 사실을 파악하고 김 원사에게 보고하려 했지만 김 원사 통화가 길어져 보고하지 못한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신문은 사건 당시 군 당국은 교관들이 상황실에 있어서 대원들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지만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훈련 군기 자체가 해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군 검찰은 김 원사에게는 업무상 중과실치사·치상 혐의로 징역 3년을, 나머지 3명에게는 2년을 구형한 상태다.
특전사는 당시 문방구에서 사 온 통풍이 잘되지 않는 두건을 요원들에게 씌우는 등 허술하게 훈련을 준비했다가 사고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종류의 훈련은 2004년 이후 중단됐으나 전인범 특전사령관 지시로 다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