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북한에 억류중인 한국국적의 김정욱 선교사가 최근 자살을 시도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7일 서울발 기사로 전했다.
교도통신은 한국의 납치피해자 가족들로 결성된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가 북한 수용소 직원을 관리하는 이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선교사는 올해 5월경까지 평양의 '창광산호텔'에서 취조를 받고 현재 평양 교외의 승호리 외국인 수용 시설에 수감중이다.
김 선교사는 북한이 간첩 혐의를 인정하면 한국으로 돌려보내주겠다는 회유를 받고 이에 응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단식 등의 저항을 반복했다고 전해졌다. 김 선교사는 지난 2월 평양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국가정보원의 지시로 지하교회를 세우는 등의 목적으로 지난해 10월 북한에 밀입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단식 등으로 저항하는 김 선교사에 고문과 구타를 가해왔다. 수용소 관리자들은 김 선교사에게 백열등의 강한 열을 쬐이도록 만들어진 작은 방에 감금, 탈수증상을 일으키게 하거나 각목으로 구타하는 등 고문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선교사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해하며 자살을 시도하려 했다는게 북한측 인사의 전언이다.
김 선교사는 침례교 소속 인사로 투철한 신앙을 가졌으며 2007년부터 중국 단둥에서 선교사업을 해왔다. 특히 김 선교사는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면서 기독교를 전도하고 성경공부를 시켰으며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때 국수나 의료, 약품 등과 돈을 챙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그가 지인의 안내로 비밀리에 지원 식량 운반을 위해 북한에 입국했으나 이는 김씨를 끌어들일 공작이었다는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 선교사는 입북 전 "내가 중국에서 만나 전도한 평양의 고위 간부가 나를 보호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김 선교사의 신변이상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김 선교사의 신변이상 여부에 관한 질문에 통일부 당국자는 "신변에 이상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며 "현재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한간 직접 협의 채널이 없다보니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남북대화가)열리면 억류하는 이 문제도 정식으로 제기해야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