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에서 교회가 예전만큼 활발하게 건축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발표된 닷지데이터앤애널리틱스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에서의 올해 교회 건축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는 전체 95만7천㎡ 넓이의 건축물을 지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3년에 비해서는 6%는 감소한 것이며, 2002년에 비하면 무려 80%가 감소한 수치다.
신문은 미국에서 교회 건축 감소는 경기 침체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다며, 이 같은 하락세는 종교 활동 참여율 감소, 기부 습관 변화, 대규묘 교회 건축 감소, 대안적 종교 건축에 대한 선호 증가 등 다양한 추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합그리스도교회 소속의 롭 애프가-테일러 목사는 2011년 신발 공장을 개조해 교회를 세웠다. 그 때에 비해 교인 수가 훨씬 늘어났지만 그는 교회를 증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테이블에 앉아 지붕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동네 아이들에게 다가갈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교회 건축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다른 종교들 가운데서는 건축이 늘고 있다. 미국 종교단체통계연합회에 따르면 이슬람과 모르몬교의 경우 오히려 건축이 크게 늘었고, 주류 개신교단들이 루터교, 장로교, 감리교 등에서 건축이 줄어들고 있다.
한편, 닷지데이터앤애널리틱스는 이러한 추세가 2015년경에는 완화될 조짐이 있지만 2002년과 같은 건축 호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미국에서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종교 활동 참여율 감소와 관련이 있다. 시카고대학교 연구진이 실시한 한 인구통계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교 활동에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미국인 비율이 1972년 9.3%에서 2012년에는 무려 25.3%로 증가했다. 또한 1972년에는 자신을 '무교'라고 밝힌 미국인 비율이 5.1%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20%를 육박했다.
기부 습관 변화도 크게 작용한다. 기빙USA재단은 2013년 자선 기부액이 2001년에 비해 2013년 1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종교 단체들에 모금된 기부액은 큰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1990년에는 자선 기부액의 절반 이상이 종교 단체들에 모금됐지만, 이제는 3분의 1 이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교회 모금 캠페인 전문가 조엘 미켈은 "나이든 교인들은 매주 예배에 참석해 헌금을 하지만 젊은 교인들은 교회를 기부할 수 있는 여러 장소들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교회들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건축을 쉽사리 실행에 옮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이 충분한 교회도 새롭게 건물을 짓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발 공장을 예배당으로 쓰는 애프가-테일러 목사의 교회에 다니는 카일라 그린혼은 "첨탑이나 긴 의자가 있는 교회는 우리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하나님은 어디에서든 찬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