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 총회(총회장 전광훈 목사)와 백석 총회(총회장 장종현 목사)가 16일 오전 천안 백석대 대학교회 백석홀에서 '대신-백석총회 통합감사예배'를 드리며, 양 교단의 통합을 선언했다.
양 교단 총회 대의원들을 비롯 교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통합감사예배는 1부 통합선언식과 2부 감사예배로 진행됐다. 1부 통합선언식은 이종승 목사(백석 부총회장)의 사회로 유충국 목사(대신 부총회장)가 통합경과보고를 한 후, 류춘배 목사(대신 전권위원)와 이선 목사(백석 전권위원)가 '통합선언문'을 낭독했다.
양 교단은 '통합선언문'을 통해 "교회의 분열은 하나님 앞에 명백한 죄이며, 한국교회가 회개하고 서둘러 돌이켜야 할 중대한 과제"라며 "오늘의 통합이 모든 교회에 감동이 되고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의 분수령이 되기를 기도하며, 양 교단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며 역사적 통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와 대신 총회장 전광훈 목사가 함께 단상 앞으로 나왔고, 장 총회장이 통합을 선언했다.
장종현 목사는 "오늘 대신총회와 백석총회가 통합을 선언하게 된 것은 '하나 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함이요,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장 목사는 "지난 130여 년 동안 한국교회는 놀라운 양적 부흥을 이뤘지만, 신학이 사변화되고 물량주의와 기복신앙이 깊숙이 침투하면서 교회의 거룩함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며 "대신과 백석 양 교단은 한국교회에 아픔으로 남아있는 '분열'의 죄를 회개하고, 갈라진 교단을 하나로 모아 열정적인 선교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 오늘의 교단 통합은 한국교회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신뢰받는 교단이 되도록 겸손한 마음으로 개혁주의 신학을 실천하겠다"며 "오늘 우리의 통합이 한국교회가 하나되는 출발점이 되길 바라며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만 올려드린다"라고 밝혔다.
통합 선언 후, 전광훈 목사의 사회로 2부 감사예배가 진행됐다. 전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분열로 하나님께 아픔만 드렸는데, 오늘은 하나가 돼 영광을 돌린 기적적인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 목사는 "오늘은 주님이 가장 기뻐한 날이 됐다고 믿는다"며 "주님의 기쁨을 가슴 속에 품고 감사예배를 드리자"고 감격해했다.
감사예배는 이진해 목사(대신 서기)의 대표기도, 이우식 장로(대신 장로부총회장)의 성경봉독, 백석합창단의 특별찬양 후 이종윤 목사(한국기독교학술원장)가 '무엇이 교회를 개혁주의로 만들까'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양 교단의 통합이 교세를 확장하고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라고 믿는다"라고 밝혔고, 이에 참석자들은 '아멘'과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이 목사는 "죽어가는 교회를 살리는 대안은 '개혁주의' 뿐이며, 성경을 최고의 권위로 올려놓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에 기초한 교단으로 아름다운 연합을 이뤄달라"며 "대신과 백석 두 교단이 통합 후 더 겸손한 모습으로 한국교회를 섬기고, 통합 후 오는 고난도 참고 견디며 서로 사랑하는 하나님의 종이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이후, 정영택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백남선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이신웅 목사(기성 총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정영택 목사는 "기독교 역사상 130여 년 만에 가장 빨리 성장했다고 자랑하지만 세계교회에 나가보면 부끄럽다. 헝가리교회는 450년 됐지만 한 번도 분열하지 않았다. 미국 장로교는 남북 장로교로 갈라졌지만 150년 만에 연합장로교회가 됐다"며 우리들, 교회 지도자들이 교회가 뭔가를 생각해야 한다. 주님의 몸이 갈기 갈기 찢기고 있다. 주님이 눈물을 흘리면서 내 교회를 세우라고 했는데 주님의 기도를 이룬 여러분께 존경과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백남선 목사는 "너무나 흥분이 된다. 한국교회가 또는 장로교회가 통합하는 자리가 올까라는 생각을 했다. 장로교단이 250개 또는 350개의 분열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교권 때문에 나눠졌고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며 "교회 위상이 땅에 떨어졌고, 분열돼 있으니 힘이 없어졌다. 힘을 합해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신웅 목사는 "기독교의 본질은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하나를 지키는 일에 힘쓰고 성령의 도움을 받아 기득권, 교권 등을 모두 내려놓고 '예수님의 교단'만 있길 기도한다"며 "오늘 이렇게 참여하고 축사를 할 수 있다는 것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목회를 2대째 하고 있지만, 교단 싸운다는 소식을 들었어도, 통합한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후, 김진범 목사(백석 서기)의 광고와 박재열 목사(대신 증경총회장)의 축도로 마쳤다.
한편, 통합선언을 한 대신 총회와 백석 총회는 이날 '통합선언'을 기점으로 내년 9월까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전환한다. 대신 총회와 백석 총회는 총회 결의 및 양 교단 합의에 따라 교단 명칭, 신학교 명칭 등을 통합 비율에 따라 확정하며, 역사와 관련해선 역사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정리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신 총회의 통합 '반대' 측인 '수호협의회'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호텔에서 따로 모임을 갖는 등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갈등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양 교단은 분열' 없는 통합을 위해 내년 9월까지 완전한 통합을 목표로 세부 조율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