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사건 당일 술을 마시고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국토교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2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에서 탑승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 부사장이 탑승 전 저녁 자리에서 지인들과 함께 와인 1병을 나눠 마셨지만, 당시 마신 와인은 몇 잔에 불과해 소량이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막말·폭행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사장은 국토부 조사 후 기자들과 만나 "폭행은 처음 듣는 얘기"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러나 박창진 사무장은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 부사장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의 주장과 엇갈리는 증언이다.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에서 5~6명의 직원이 매일 찾아와 사무장이 (기내 서비스)매뉴얼을 제대로 숙지 못 해 조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스스로 항공기에서 내린 것으로 진술하라"고 강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등석 탑승객 역시 조 부사장의 기내 난동에 대해 목격담을 내놓고 있다. 이 승객은 대한항공 임원이 연락해 '언론과 인터뷰를 하게 되면 사과받았다고 말해달라'고 거짓증언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박 사무장은 "국토부 조사 담당자들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고, 결국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국토부 조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국토부 조사단 6명 중 2명이 대한항공 출신 항공안전감독관이 맞다"면서도 "항공안전감독관은 운항·정비 등 전문분야별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기준에 적합한 고도의 전문성과 다년간의 실무경험을 갖춰야 해서 부득이 항공사 출신을 기용했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국토부의 조사가 졸속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규정에 위반되면 계약해지 등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 일부에서 우려하는 항공사 봐주기는 일체 없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다. 국토부는 박 사무장 소환 당시 직접 연락하지 않고 대한항공을 통해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무장의 증언대로 대한항공 직원들이 사전에 입막음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린 만큼 오는 15일 박 사무장에 대한 2차 조사 이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재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