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벌지 대전투' 70주년…미국, 벨기에 합동 기념식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럽에서 독일군의 마지막 반격으로 미군이 최악의 혈전을 치렀던 '벌지 전투'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13일(현지시간) 벨기에 아르덴에서 열렸다.

눈이 내리는 날씨임에도 이곳에 모여든 미국인과 벨기에인들은 1944년 연합군이 독일군의 마지막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당시를 돌아보며 전투에 참가해 희생된 수만 명의 미군들을 기렸다.

벨기에 비르통에서 온 쟝-클로드 클레퍼(62)는 15세의 딸 오를리와 함께 2차대전 당시 미군들의 옷차림을 한 채 참가했다.

"1944년은 잊을 수 없는 해였고 수많은 미군 병사들이 유럽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먼 곳에서 와서 싸워주었다. 그 공로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스티븐 샘스(41)는 전투가 있었던 벨기에와 이웃 룩셈부르크의 깊은 숲과 좁은 골짜기를 보면 그 당시 미군이 엄청난 열세에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그곳을 사수하려던 의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1944년 12월16일 시작돼 거의 6주일 간 계속된 벌지 전투는 60만 명 이상의 미군이 아돌프 히틀러가 손수 지휘하는 기습작전에 맞서 혹한 속에서 굶주림과 피로에 시달리면서 밀고 밀리는 전투를 계속한 격전이었다.

당시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혈전 끝에 그곳을 지켜낸 이 전투를 " 미군 승리의 가장 유명한 업적"이라고 찬양했지만, 미군은 무려 8만1834명의 사상자를 내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당시 전사자가 1만2652명, 부상자가 4만7493명, 실종이 2만3218명에 달한다고 미 국방부 공식 전사(戰史)에도 기록되어 있다.

이 전투의 끝 무렵인 1945년 1월28일, 연합군은 독일군을 향해 총공세를 펴기 시작했고 마침내 나치를 항복시켜 유럽의 2차 세계대전을 종결지었다.

미 공군 101부대가 당시에 모든 보급이 차단되고 포위된 채 버티던 바스토뉴 마을에서는 13일 모든 거리의 상점과 창문에 성조기와 벨기에 국기를 장식하고 성조기 밑에다 "감사한다"는 글을 써서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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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토뉴(벨기에)=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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