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이르면 다음주 검찰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검찰이 박 회장 소환 조사를 통해 이번 수사의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우선 박 회장의 소환은 검찰의 칼끝이 이번 사건의 본질에 닿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 정권 비선(袐線) 실세로 불리는 정윤회씨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이 박 회장을 배경으로 하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7인 모임'과 권력 투쟁을 벌인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터진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정윤회 동향 문건'의 진위 여부와 유출 경로에 대한 의미 있는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조 전 비서관은 '박지만 라인'으로 분류된다. 박 회장이 조 전 비서관 등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건네 들었다면 박 회장의 진술에서 수사의 물꼬를 틀 수 있을 만한 증거가 확보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을 통해 조 전 비서관 등 7인 모임의 실체에도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7인 모임에는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 외에도 박 회장의 측근인 전모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7인 모임의 실체가 아직은 모호하다고 보고 있지만, 관련 의혹이 제기된 만큼 박 회장을 상대로 조 전 비서관 등 7인 모임 멤버들과의 관계와 접촉 여부 및 시기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이 박 회장을 통해 7인 모임에 접근한다면, 사건의 핵심 인물로 부각되며 수세에 몰린 조 전 비서관의 사법처리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 전 비서관의 의혹을 벗길 만한 객관적인 증거를 내놓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럴 경우 조 전 비서관 등 7인 모임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문건 작성과 유출을 주도했다는 청와대의 감찰 결과는 뒤집어지게 된다.
아울러 정씨와 문고리 3인방 등 일명 십상시 모임 의혹에 대한 추가 폭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박 회장에게 반격 카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 측이 언론을 통해 "검찰 소환에 회피할 뜻이 없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박 회장이 출석할 경우 '정윤회씨가 사람을 시켜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시사저널의 지난 3월 보도 내용과 관련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씨는 시사저널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며, 지난 10일 검찰 조사에서 시사저널 보도의 진위와 관련해 박 회장과의 대질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회장 측에서 언론을 통해 밝힌 대로 대질조사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