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 영성의 뿌리가 곧 미래다

[인터뷰] 한국고등신학연구원 원장 김재현 박사

세대를 잇는 기독교 인물양성, 한국기독교 유산의 집대성과 세계화, 동양과 서양 기독교의 상호이해와 소통,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범 교단적인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설립된 한국고등신학연구원(이하 KIATS) 원장 김재현 박사를 만나봤다. 부흥회 인도와 사역 소개를 위해 애틀랜타를 방문한 김 박사는 인터뷰 내내 사역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확신, 열정을 토해냈다.
 
“한국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은 지금 패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반면 K-POP은 세계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무엇이 부족한 걸까요. 한국기독교는 세계교회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 왔지만 복음의 본질만을 가지고 가다 보니 우리의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한국기독교는 헌신적이고 복음과 순교의 열정이 있습니다. 그 뿌리를 찾게 될 때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고 한국을 바꾸고 세계를 향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김재현 박사는 전국각지를 돌며 기독교 유적들을 발굴, 정리해 나가고 있다. 한국 기독교의 유산과 희망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믿음의 유산 시리즈’, ‘한국 기독교 고전 시리즈’, ‘한국 기독교 지도자 생애 시리즈’, ‘기독교 영성 시리즈’, ‘우리이야기 시리즈’, ‘평신도 지도자 시리즈’, ‘Expo 기획도서’ 등 지금까지 60권이 넘는 책을 출판됐다. 이 책들은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됐으며 일부는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소장되고 있기도 하다.

김 박사는 “앞으로 5백여권 정도의 책을 출판하게 되면 한국기독교 영성을 정리하고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먼 일이 아니다. KIATS는 작년에만도 2~30여권을 출판했다. 이미 시스템이 갖추어 졌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작업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김재현 박사의 오랜 경험과 학문이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서울대 및 동 대학원(종교학 및 철학), 총신신학대학원(역사), 하버드대학(역사)과 프린스턴신학대학(철학박사, 중세지성사 및 신학)에서 공부했다. 미국 미네소타의 St. John’s College에 위치한 Hill Monastic Manuscript Library와 제네바 대학(스위스, 종교개혁연구소) 등에서 초빙학자로 연구했으며 중세 카롤링거 기독교의 궁정학자인 에리우제나(Eriugena)의 신학과 사상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여

기에 자료 분석 및 정리, 번역, 디자인과 편집 등 사역에 필요한 최고의 인력들이 팀을 구성하고 있어 힘과 속도를 더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한국기독교 영성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은 없는 걸까? 김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한다. 지금까지 나온 책들은 원천 소스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해석한 것이 아니라 인상파적 글이 대부분이다”라며 ““자료에 대한 관점은 기도를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읽어내는 능력은 다른 문제이다. 수 없는 현장방문과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KIATS가 출판한 책 중에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우리 옛 이야기 10가지’, ‘우리 건국이야기 10가지’ 등도 있다. 이 책들은 특별한 홍보가 없었음에도 서점가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에선 한국학교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책들은 한국의 신화 같은 것들을 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신화’라고 하면 솔직히 후원하려는 교회들이 없죠. 하지만 이는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C.S. 루이스의 책을 보면 케릭터가 신화에서 많이 왔지만 이것을 보며 은혜를 받지 이상하다 여기지 않습니다. 이는 신화가 시간을 걸치며 기독교적으로 필터링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 기독교는 아직 이런 읽을 거리가 없습니다. 현재로선 한국에서 C.S. 루이스 같은 작가가 나올 수 없는 이유입니다.”
 
김재현 박사는 이 밖에도 한국기독교 영성의 맥을 찾아 50개 영성 센터를 세우고 있기도 하다. 이는 전국 각지에 숨겨져 있는 뛰어난 영성의 장소들을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으로 김 박사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르는 ‘영적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KIATS 이를 위한 사업으로 얼마 전 소록도 영성 센터와 기독교역사박물관 개관 건립을 시작하기도 했다.

#김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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