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기독일보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과 백석이 통합에 관련한 주요 내용을 담은 '통합 선언 합의서'를 최종 확정해 지난 9일 발표했다. 합의서는 이날 새중앙교회에서 예장대신 통합선언총회 설명회 수도권모임이 열리기 직전 공증을 마쳤다.
이번 합의서는 지난 12월 2일 발표된 '대신-백석총회 통합 합의서'의 8개항에서 제49회 대신 총회 결의사항이 아닌 4개항을 제외하고 교단명칭, 신학대학원, 총회 대의원 수, 교단역사 등 4개항으로만 구성했다. 또 기존 '통합 합의서'가 아닌 '통합 선언 합의서'로 명시하여 오는 16일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열리는 행사가 '통합선언총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신총회 유충국 부총회장은 "16일 대신·백석 통합을 선언하고, 이후 총회 소속 교회의 9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하면 2015년 9월 새중앙교회에서 통합총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장 대신 전광훈 총회장은 "통합선언총회가 끝난 뒤 1년간 구체적인 통합 진행사항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 총회 임원선거에서 통합 반대에 앞장서던 한 인사가 별다른 지지를 받지 못하고 낙선한 것에서 이미 통합 찬성 여론이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총회장은 또 "교단의 90% 이상 교회가 통합에 합류해야 한다는 조건은 제가 먼저 내세운 것"이라며 "일각에서 양 교단이 통합되면 우리 교단의 300~400개 교회가 탈퇴할 것으로 보고, 새로운 교단을 만들려는 정황이 있어 교단 분열을 막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광훈 총회장은 통합총회까지 90% 이상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그는 "노회마다 일일이 통합 찬반 여론을 물어보았는데 3개 노회 외에는 모두 찬성했다"며 "통합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동남노회도 무기명투표를 할 경우 과장하지 않고 60~70% 교회가 찬성할 것이라고 동남노회장이 말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신총회에는 총 2천5백여 교회가 소속돼 있는 것으로 대외적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양 교단의 통합 선언 합의서에는 ①교단명칭은 '대신백석'으로 하되 대신총회에서 전체 교회 중 9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할 시 명칭을 대신으로 하고, 60% 이하가 합류할 시 명칭을 백석으로 한다(단, 잔류인원이 대신 명칭을 사용할 경우에는 제반 문제에 대하여 대신총회 임원과 통합전권위원회에서 우선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②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의 명칭은 대신총회에서 전체 교회 중 8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할 시 백석대학교 대신신학대학원으로 한다 ③대신총회에서 전체 교회 중 9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할 시 대신총회와 백석총회는 쌍방 교단에 대한 배려와 한 형제교단으로서의 하나 됨을 위하여 대신교단과 백석교단의 총대수를 동수로 하며 추후 통합되는 교단의 총대수는 양측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④통합총회의 역사는 백석으로 한다. 통합 이후 역사편찬위원회에서 새로운 교단사를 편찬하여 대신총회 역사를 병행하여 발행하기로 한다. 역사편찬위원회의 위원은 동수로 하고 위원장은 최복규 목사로 한다는 '4개항'을 담았다.
전 총회장은 지금까지 여러차례 총회 소속 교회의 90% 이상이 합류하지 않으면 통합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유충국 부총회장도 이날 "90% 이상이 안되면 통합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90% 이하에 대한 다른 조건은 더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 총회장은 유지재단과 세계선교회는 통합 대상이 아니며, 지금의 입장을 담을 임시신문으로 '대신기독교신보' 제1호를 9일 발행했다고 밝혔다.
전광훈 총회장은 "양 교단의 통합은 우리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분열된 한국교회 전체를 살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통합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8일에는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백석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대신교단 인사 1백여 명이 모여 제1차 대신총회수호협의회 기도회 및 경과보고를 열었다. 대신총회수호협의회(위원장 안태준 목사, 허식 목사, 오형석 장로) 측은 이날 12월 2일 통합 합의서가 총회 결의사항을 준수하지 않고 통합전권위원회를 배제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선언하고, 16일 통합총회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총회에서 결의한 4개항 외에는 인정할 수 없다는 확인서는 총 107명이 제출했다.
9일 수도권모임에 참석한 대신총회수호협의회 총무 류기성 목사는 10일 기독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통합 선언 합의서 내용은 직접 확인했으나, 어느 법률사무소에서 작성된 것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며 "총대들에게까지 숨길 것이 아니라는 것이 내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류 목사는 또 "지난 11월 12일 통합에 반대하는 전권위원도 참여한 확대전권위원회에서 대신이 아닌 백석의 역사를 사용하기로 한 4번째 항은 인정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1~3번항은 총회 녹취록과 달리 찬성 비율을 조건부로 달아놓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수도 허수가 있는데 어느 시점에서 몇 개 교회를 기준으로 조사할 것인지, 만일 90%의 근사치에 가까운 수가 찬성했을 경우엔 어떻게 할 것인지, 헌법 규정에 없는 통합 절차는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있다"며 "1~3번항을 사족(蛇足) 없이 총회 녹취록 대로만 하면 우리도 인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목사는 "통합선언총회가 강행될 경우 우리도 16일 올림픽파크텔에서 모임을 가질 것"이라며 "이날 전국에서 3백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