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국기독교의 연합과 일치를 모색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한국그리스도교 신앙과직제협의회 '2014 공동대표회의'가 4일 오전 11시 경동교회(담임 박종화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에 취임하며 동시에 신앙과직제협의회 공동의장에 선임된 황용대 목사의 취임사와 초대 공동의장이었던 박종덕 사령관의 이임사가 있었다.
이날 공동의장 이임 인사에서 구세군 박종덕 사령관은 "초대 공동의장을 맡았었다고 하는 것은 좋은 기억될 것이고 행복한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히며 "물러나면서 겪었던 일이면서 앞으로 함께 풀어가야 될 문제가 아닐까 한다"며 신앙과직제협의회와 WCC의 문제에 관해 비판적인 목소리들에 대해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박 사령관은 "한국에서 천주교회와 기독교회와 서로 대화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함께 해나가는 일에는 걸림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여러가지 제기되는 이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설득과 해명, 주장을 펼쳐갈 필요도 있지 않겠나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우리 갈길 간다 식으로만이 아니라 답변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그런 협의회가 되면 어떻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도 많이 있지만 이 일이 한국을 살리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큰 일이라는데 확신을 갖고 끝까지 힘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격려사를 한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는 "신앙과직제협의회가 교회 안에 새로운 연대를 만들어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숙제이지만 어떻게 하면 세상에 바른 교회로 자리잡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숙원을 멈춰서는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희중 대주교는 천주교를 대표한다는 사회자의 소개에 "교황님은 공식 문헌 밑에 '종들의 종'이라고 쓴다. 저는 그보다 훨씬 종들의 종들의 종인데 대표라는 것이 어색하다"며 "어떻게 보면 십자가를 지고가는데 십자가 지고 간다고 통쾌하다고 축하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년에 한번 교단장님들을 뵙고 정감도 나누고 기도도 나눠서 주님의 큰 은혜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아무리 가까워진다고 해도 그 가까움이 인간적인 친교에 머문다면 그 가까움은 쉽게 깨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교단장님들 중심으로 성도들과 함께 성령 안에서 가까워질때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우리 관계가 돈독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또한 김 대주교는 "그 일환으로 일치아카데미를 하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체면이나 눈치를 보면서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기보다 다른 바 차이를 알고 간격을 메꿔나갈 수 있는 노력을 하면서 기도한다면 성령께서 더욱 잘 이끌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다가오는 종교개혁 500주년은 가톨릭과 개신교가 함께 뜻깊은 영적인 성장의 중요한 계기로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난 주에 로마에서 열렸던 교황청의 일치평의회에 다녀왔는데 거기에서도 개신교 형제들과 함께 뜻깊은 500주년을 잘 지내고 이것을 기회로 양 교회가 성령안에서 성장하고 가까워질 수 있도록 가톨릭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기도하면서 협력하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신앙과직제협의회가 주관하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아카데미는 내년 1월 22일부터 4월 30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천주교 명동대성당과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진행된다.
일치아카데미는 소속 교단에서 추천한 평신도 50명으로, 천주교와 개신교의 분열의 역사, 성경과 성례전, 예배와 미사, 구원과 의화, 교계 제도, 가톨릭의 마리아공경 등 천주교와 개신교 간 신학적 대화의 장으로 마련됐다.
한편 이날 위촉식에서는 운영위원, 실무의원, 신학위원회, 공동사무국장 위촉식이 진행됐다. 공동신학위원장에는 심광섭, 송용민 교수, 공동사무국장에는 양덕창, 김태현 간사가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