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남녀가 생각하는 결혼에 따른 가장 큰 이점은 '정신적 의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의 보건·복지 이슈&포커스 최신호에 실린 '한국과 일본 미혼인구의 결혼 및 자녀양육에 대한 태도'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의 이점에 대해 한국의 미혼 남녀는 '정신적 의지'를, 일본 미혼 남녀는 '자녀 출산'을 최고로 꼽았다.
이 보고서는 보사연의 '결혼과 출산에 관한 국민인식조사'(2013년) 결과와 일본 정부의 '출생동향 기본조사'(2010년)를 토대로 양국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태도를 비교한 자료다.
두 조사의 대상자는 모두 18~49세의 미혼남녀였으며, 일본 조사에는 1만581명이, 한국 조사에는 1천50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결혼에 따른 이점에 대해 한국은 남자의 52.3%와 여자의 47.6%가 각각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고 답했다.
자녀출산에 대한 이점은 남 21.1%, 여 17.6%였다.
이에비해 일본에서는 가장 많은 응답자(남 31.6%·여 43.5%)가 '자녀 출산'을 결혼의 최대 이점으로 꼽았다.
한국 남녀가 생각하는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는 답변은 남녀 각각 31.0%와 29.7%로 두번째로 높았다. 이어 '부모안심 및 주위 기대 부응'이라는 대답이 남녀 각각 16.5%와 19.7%였다.
특히 일본 미혼 남성 중 교제 이성이 없다는 응답의 비율은 73.8%로 한국 남성(66.2%)보다 높았다.
이성 교제(한국 64.9%·일본 56.5%) 나 결혼의향(한국 90.6%·일본 82.0%)도 일본 남성이 한국 남성보다 낮았다.
결혼에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 남성은 61.7%로 한국 남성의 81.7%보다 20% 포인트나 적었다.
보고서는 "'초식남(草食男)' 현상이 등장한 일본의 사회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식남은 이성간의 연애와 육체적 관계에 집착하지 않는 남성을 말한다.
보고서는 "일본 남성의 소극적인 태도는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안정을 지향하는 소비 패턴이 이성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경제 성장 둔화로 이성 교제나 결혼에 대한 태도가 일본과 유사하게 소극적인 태도로 변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