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어린이들 '인간방패'로 이용... 수혈 강요까지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약물 투여한 후 자폭테러에 동원하기도
▲시리아 북부에 있는 IS의 훈련소에서 어린 무슬림들이 교육받고 있는 모습. ⓒCNN 보도화면 캡처.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 어린이들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약에 취하게 한 뒤 자폭 테러를 벌이게 하거나 부상당한 대원들에게 피를 제공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1일 유엔국제아동기금(UNICEF) 아동 보호 담당 로랑 샤퓌 위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인용,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 어린이들이 주로 요리, 청소, 물 긷기, 부상자 간호 등의 활동에 이용되고 있지만 일부 어린이들은 '인간방패'가 되어 전투 일선에 나서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샤퓌 위원은 이 지역에서 어린이들이 전투를 위해 착취당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존재한다며 이와 같이 주장했다.

최근 유엔인권고등판무국(UNHCR)과 유엔이라크지원미션(UNAMI)이 공동으로 발표한 최신 보고서는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징병된 어린이들의 증언을 통해, 이들이 전투 시 IS 성인 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맨 앞 줄에 서서 '인간방패' 역할을 했으며, 부상당한 대원들에게 강제로 피를 제공해야 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을 자폭 테러에 동원하기 위해서 이들에게 약물을 복용시키기도 했다는 충격적 증언도 담겼다. IS에 끌려갔다가 도망쳐 나온 무플레라는 이름의 15세 소년은 "약을 먹으면 정신이 몽롱해졌다"며 "그런 상태에서 폭탄 벨트를 주며 자폭하라고 하면, 시키는 그대로 하게 된다"고 밝혔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IS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는 어린이들의 수는 5백만 명 가까이에 달한다. 샤퓌 위원은 IS의 어린이 징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중동에서 어린이 인권에 대한 인식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IS의 어린이 착취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중동 지역 내에서 어린이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소년병' 패러다임을 근절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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