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가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농성 중인 케이블방송사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방문했다.
김 총무의 이번 방문은 지난 11월24일 제63회 총회에서 총무로 선출된 이후, 첫 공식 일정이다.
현재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 빌딩 앞 30미터 높이의 옥회 광고판 위에서 씨앤앰(C&M)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 강OO 씨와 비정규직 노동자 임00 씨가 해고 노동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에 있다.
농성 중인 이들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해고자 복직 ▲구조조성 시도 중단 ▲임금 20% 사감 외에는 다른 안이 없다는 것에 대한 정상적인 임단 협상 ▲불법적 직장 폐쇄로 미지급된 2개월의 임금 보상 등이다.
노동자 강 씨와 임 씨가 농성을 시작한 후 2주가 지났다. 이들은 전광판에서 나오는 다량의 전자파와 추위 때문에 건강이 좋지 않다. 이날 김영주 총무는 농성 중인 전광판 위로 사다리차를 이용해 올라 격려와 기도를 했고, 건강연대 소속 의료진도 함께 했다.
김영주 총무는 현장에서 "가장 힘든 이들과 함께하는 것, 교회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가 한다. 노동 현장 어디나 힘들지만, 비정규 노동자들이 바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힘든 이들이 아닐까 생각해서 첫 일정으로 이곳을 '지지' 방문했다"며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 농성장은 한국사회의 가장 부조리한 자본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해서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또, "사람을 행복하게 그리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경제가 되어야지 경제를 위한 상위 1%가 모든 부를 가지도록 하는 경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가 안정된 상태에서 자기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노조에서 요구하는 4가지 사안은 고공 투쟁 없어도 가능한 요구 사항인데 사측이 받아주지 않는 것에 유감"이라며 "목회자로서 여러분의 아픔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건강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농성 중인 강 씨는 현재 심경에 대해 "(고공농성)선택까지 많이 고민했다. 노숙농성 130여 일을 맞이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 많은 생각을 했다. 이건 전쟁이다. 모든 것을 걸고 싸우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깨달았다"며 "집에는 아이들이 셋이 있다. 아이들은 내가 지방에 일하러 간 줄 안다. 가끔 전화 오면 일이 좀 많이 남아서 집에 못 간다고 말한다. 힘들다. 하지만 모든 것을 걸고 싸워보기로 했다. 해결되기 전까지 내려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노조는 기본적인 것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자는 것이다. 사측이 충분히 들어 줄 수 있는 것으로, 우리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않는다"라며 "노동조합을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이라는 것을 교회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장기화됨에 따라 최악의 상황도 예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건강이 좋지 않다. 농성 장소가 옥외 광고탑이기에 매우 열악하다. 사다리차를 타고 옥외 광고탑 위에 올라간 김 총무의 첫 마디가 "나도 간이 작은 사람은 아닌데 올라와 보니 생각 이상으로 두렵고 불안하다"고 할 정도로 극한의 상황이다.
또, 좁은 활동 공간 불안정한 걸음걸이 때문에 허리를 굽히고 돌아다녀야 하기에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아울러, 새벽 6시에 켜지고 자정에나 꺼지는 전광판의 소음으로 하루 수면 시간이 2시간에서 4시간 정도다.
동행한 건강연대 의료진은 "전자파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전광판에 올라가기 전 양호했던 건강상태는, 현재 호소하는 증상도 안 좋고 청진기를 통해 들리는 심장 소리도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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