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한국교회, 지역사회 필요 채우는 '선한 이웃'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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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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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포럼, 정재영 교수 '지역교회와 지역공동체 운동' 발제
▲정재영 교수는 '무례한 기독교'로 일컬어지는 기존 전도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먼저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지난 29일 오전 7시30분 감람교회에서 진행된 강남포럼에서 '지역교회와 지역공동체 운동'을 주제로 발제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 목회사회연구소 부소장)가 '무례한 기독교'로 일컬어지는 기존 전도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먼저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지역 섬김을 통한 건전한 교회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06년 5월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1985년부터 2005년까지 20년간 불교·기독교·천주교 종교별 인구추이' 그래프를 보여주며 '한국교회의 위기 담론'을 꺼냈다.

이 그래프에서 2005년 가장 많은 종교 인구를 차지한 종교는 불교로 1072만 명이며 불교는 1985년 806만 명에서 1995년 1032만 명, 2005년 1072만 명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기독교는 1985년 649만 명에서 10년 후인 1995년 876만 명으로 불교와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다 2005년에는 862만 명으로 하락했다.

1995년부터 2005년 천주교는 295만 명에서 514만 명으로 종교인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1985년 186만 명이었던 가톨릭 인구수는 20년 동안 328만 명이 늘어 세 종교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또한 올해 초 실시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사회신뢰도 조사에서 '개신교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4.6%가 나온 현실을 상기시키며 "성장주의에서 교회 공동체성의 회복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전통의 촌락공동체는 붕괴되었고, 현대 산업 사회가 인간 소외를 초래해 새로운 공동체의 필요성이 요청된다"며 "그렇다고 해서 교회의 기존 지역 사역처럼 복음전도의 수단 차원에서 이루어지거나 도덕적 우월감에서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지역사회 사역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그는 교회 공간의 공적인 활용(Church Sharing)을 제안하며 "교회 건물은 주일과 집회가 있는 특정 시간을 제외하고는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용되지 않는 시간에는 지역사회에 개방하자"며 "교회 건축을 할 때부터 교회 건물을 복합 공간으로 이해하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가능한 대로 친환경적인 설계를 하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정재영 교수는 지역의 필요에 따라, 공부방이나 작은도서관, 문화 교실, 주민 카페 등을 운영할 것을 제안하며 "그러나 교회에서 백화점식으로 모든 것을 운영하기 보다는 지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한 두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시설이나 기관과 협력하며 교인들이 이곳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1년에 한 두 차례 바자회나 마을음악회와 같은 지역 행사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을 제안했다.

덧붙여 그는 '공동체 자본주의 활동'에 참여도 제안하며 '공정 무역 상품'에 대한 관심과 '착한 소비'와 같은 윤리적 소비 운동에 교회가 동참하고, 소비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생산 측면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이나 BAM(Business as Mission) 사역에 관심을 갖자고 말했다.

정재영 교수는 끝으로 "선교 초기 한국교회는 공공의 공간으로서 '수평의 의사소통을 수행하는 시민들의 공간'이었다"며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기독교 시민으로서의 직분을 실천하지 못하고 신앙과 삶은 분리돼 이런 '이원론식 의식'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좁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그것이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며 "그것은 단순히 지역 주민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함이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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