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선실세로 꼽히는 정윤회씨가 국정운영에 개입했다는 청와대 감찰보고서에 대한 세계일보 보도로 파문이 확산되자 해당 문건 유출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경찰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지난 2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감찰반에서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을 통해 해당 문건의 존재가 알려지자 청와대는 "시중의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불과하다"면서도 존재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즉각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검찰에 고소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보고서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떠나 청와대 내부 문건이 외부로 유출돼 언론사로 흘러들어간 배경도 관심이다.
현재로선 문건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전 청와대 파견 경찰관 A(48) 경정이 문건을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A 경정은 지난해 4월까지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으로 근무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됐다가 지난 3월 경찰로 원대 복귀해 현재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 정보보안과장으로 있다.
A 경정은 청와대 파견 동안 세계일보가 보도한 '현 정부 비선실세' 정윤회씨의 '국정농단'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발령이 있기 전 A 경정은 서울경찰청 정보부 정보분실로 상자 2개를 가져와 분실장 자리에 두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다른 정보분실 경찰관들이 이를 복사해 보관하거나 돌려보다가 유포됐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문건을 파기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 경정은 "내가 청와대 문건을 통째로 유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서울청 정보분실로 발령날 줄 알고 짐을 옮겨 놓은 것은 맞지만 서울 시내 경찰서로 배치되면서 짐을 다시 가져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직원들이 해당 문건을 복사해 유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서울청 관계자는 "올해 2월 A경정이 원대복귀하며 쇼핑백과 박스 한 개를 가져다 왔다가 1주일 뒤 다시 가져갔다"며 "당시 정보분실 직원들은 박스에 A 경정의 개인 물품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고 상자를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정보분실 직원들 중에는 A 경정이 짐을 가져다 놓은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거나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며 "현재로서는 감찰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