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8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헝가리가 한반도 평화통일 과정에서 파트너가 돼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공식 방한 중인 오르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2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한한 오르반 총리는 우리나라만 단독 방문했으며 이번이 첫 방한이다. 앞서 사적으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 관람을 위해 방문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베를린장벽 붕괴 25주년이자 우리나라가 북방외교를 시작한 지 25년이 된 해"라며 "25년 전에 헝가리는 국경을 개방하는 역사적 결정을 통해서 냉전 종식에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구(舊)동구권 국가 중에 우리나라와 최초로 수교함으로써 북방외교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지금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해서 힘쓰고 있는 시점에 총리님께서 방문해 주셔서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 가는 데 있어서도 헝가리가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특히 헝가리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데 있어서 EU 회원국 중에서 최초로 FTA를 비준해서 한·EU 관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줬다"며 "또 올해 한·비세그라드(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그룹 협력체제가 출범하는 데에서도 의장국으로서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사람들은 한국인들을 더욱 친근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인의 놀라운 경제성장에 대해 놀라워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 뒤 박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체결된 기술금융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중소기업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과 헝가리 정부의 헬기도입 사업 등을 포함함 방산 협력을 강화해나가는 데 합의했다"며 "양 국민 간 인적 교류가 상호 이해 및 관계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에는 대표적인 한국타이어와 삼성이라는 큰 대기업이 있다. 헝가리 경제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한국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들도 헝가리 진출에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양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선물교환식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게 금속공예가 배창숙 작가가 제작한 '칠보장식 접시'를 선물했다. 놋쇠 위에 나비와 달개비 문양을 전통공예 기법으로 장식한 작품으로 우리의 칠보 공예의 아름다움을 소개할 수 있어서 선정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오르반 총리의 선물은 18세기 프랑스 왕실의 수로학자이자 유명 지도 제작자인 벨렝이 1750년대에 제작한 '한반도 고지도'다.
동해가 한국해라는 의미의 'Mer de Coree'로 표기돼 있고 독도와 울릉도가 각각 중국식 발음인 'Chian San Tau', 'Fang Ling Tau'로 각각 적혀 있어 의미가 크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