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국교회 갱신의 원천으로서의 루터 신학을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교회발전연구원이 주관한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연속심포지엄'이 25일 '한국교회, 마루틴 루터에게 길을 묻다'로 서울 중구 장충동 경동교회(담임 박종화 목사) 장공채플에서 개최됐다.
이날 '한국교회갱신의 원천-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신학'을 주제로 발제한 정병식 교수는 "루터 사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루터 비판이 존재해 왔다"며 "성화가 없는 칭의론이라는 비평(조직신학적 비평)이 있는가 하면, 농민전쟁에서 기득권층에 빌붙은 비윤리성을 지적(윤리적 비판)하고, 결혼을 종교개혁이라는 대의를 저버린 사소한 일로 평가절하(실천신학적 비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성서와 연관해서는 야고보서에 대한 루터의 언급을 신학자의 비신학적 발언 혹은 하나님의 말씀을 폄하한 비신앙적 행위라며 혹독한 비판(성서신학적 비판)을 제기했다"며 "교회와 연관해서는 작금의 한국교회적 병폐 역시 루터에게 귀결시켜, 오직 믿음(sola fide)과 오직 말씀(sola scriptura)에 대한 지난친 강조의 결과라고 지적(교회론적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설교, 즉 설교의 강화는 예배가 가지는 예전적 요소를 상대적으로 약화시켜 예배의 균형을 잃게 한 요소가 되었다고 비판(예배학적 비판)한다"며 "오늘날 루터의 저작이 체계적으로 집대성되고, 원자료에 근거하여 틈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신학이 촘촘히 연구되었지만 특정 루터신학의 특정 주제 내지 마루틴 루터의 발언에 대한 비판적 경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의 현 실태를 루터와 연관시켜 그의 신학에 책임을 물으려 하는 것은 루터 신학에 대한 무지의 소치이다"며 "이것은 중세교회의 타락을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에 돌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도 표현했다.
그러면서 "중세교회가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을 제대로 적용했다면 종교개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며 "마찬가지로 한국교회가 루터의 신학과 종교개혁을 올바르게 수용하고 적용했다면, 한국교회는 개혁과 갱신, 자성의 촉구도 요구 받지 않을 것이다"고 정 교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