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가계부채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완화로 크게 늘어 1천조원 규모를 보게 됐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지난 2분기 이후 다시 돌파한 것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060조3000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 22조원(2.1%) 증가했다. 작년 3분기 말 대비로는 66조7000억원(6.7%) 늘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신용은 6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들어 분기별 증가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계신용은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보험사·연기금·대부사업자 등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과, 카드사·할부금융회사, 백화점·자동차 회사 등의 판매신용까지 포함한 것이다.
최근 가계신용의 증가폭 확대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때문이다. 가계신용 잔액이 분기 만에 2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완화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2분기 8조3000억원에서 3분기 12조3000억원으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분기 35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1조9000억원 증가했다. 상호금융·새마을금고·우체국예금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3분기 가계대출잔액은 22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3000억원 늘었다.
보험기관·증권사·공무원연금관리공단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은 280조원으로 4조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거나 할부로 구입하는 '판매신용'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판매신용잔액은 57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00억원 줄었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3분기 가계대출 규모는 생애최초 대출이 있고, 세제 혜택이 종료된 작년 12월 이후 최대치"라며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고 가계부채 증가배경을 설명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부동산 대책과 금리 인하 효과가 지속하면서 가계대출 확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부진해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