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신뢰 를 되찾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임직원들은 지난해부터 '동양 사태',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 'KT ENS 대출사기' 등 잇단 금융사고로 격무에 시달렸다. 더욱이 올해 초에는 금감원 직원이 KT ENS 대출사기와 관련한 금감원의 조사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뢰성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금감원은 'KB사태'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부 혼선을 빚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KB금융지주 내분사태를 일으킨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을 제재하는 과정에서 수석 부원장은 경징계를 주장한 반면 금감원장은 중징계 결정을 내려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다. 따라서 진 신임 금감원장은 대내외적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한편 임직원 사기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진 원장은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와 금감원간의 업무를 매끄럽게 조율하고, 공조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책 기능을 수행하는 금융위와 감독기능을 담당하는 금감원은 그동안 금융사 제재권 등을 놓고 삐걱거렸다.진 원장이 금융위에서 오래 근무한 만큼 금융정책 수립 과정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온화한 리더십'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들어 카드사 정보유출, 기업 대출사기, 횡령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평가된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종료 및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엔저현상 가속화 등으로 불안한 대외 경제환경 속에서 금융회사들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과제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등 금융감독체제 개편 작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신설법'은 현재 여야의 입장 차이로 국회에 표류하고 있다.
한편 진 신임 원장이 취임하면서 금감원은 대규모 인사 태풍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진 신임 원장은 1959년생(55세)로 금감원 조직은 한층 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 내정자보다 나이가 많은 임원은 자연스럽게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통상 신임 원장이 취임하면 임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아 후속 인사를 단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