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는 과거 영국으로부터 복음의 영향을 받고 1백여 년 전 부흥운동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부흥운동의 잔재가 교회에 아직 남아 있는데, 그냥 두면 자꾸 사그라지고 말아요. 그래서 이 지역 기독 청년들을 훈련시켜 아프리카와 전 세계로 내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빛세계선교회(LWM) 국제대표 김석수 목사는 지난 17일 총신대학교에서 가진 기독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아프리카인 선교사가 일어나 아프리카 전 지역과 전 세계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아프리카 중에서도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지역이 쓰임 받을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다"며 "이 지역 사람들이 영성이 있고, 순수하며 협동을 잘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들의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뜨겁다"며 "찬양할 때 박수를 손에 불이 날 정도로 열심히 친다"고 덧붙였다.
1989년 설립된 LWM은 지난 20년 동안 미국, 한국, 아프리카, 인도, 필리핀에 선교사 훈련센터를 세워 1천 명 이상의 자국인(현지인) 선교사를 훈련하고 파송했다. 김 목사는 "자국인을 선교사로 세우는 사역은 결국 믿는 자들 가운데 부흥운동을 일으키고 제자화하여 선교운동을 일으키는 일"이라며 "이는 곧 10억 복음적 그리스도인 중 10%인 1억을 제자화하고, 그 가운데 1백만을 자국인 선교사로 훈련해 미전도종족에 파송하는 RDM 백만 자국인 선교사 운동"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RDM은 잠자는 교회와 청년을 깨우는 영적 부흥운동(Revival·부흥), 훈련된 자로 세우는 제자운동(Discipleship·제자), 남은 선교에 동참케 하는 선교운동(Mission·선교)의 영문 첫 이니셜을 딴 것이다.
그는 "1993년 처음 케냐에 갔을 때 청년들이 정말 많았다"며 "이 사람들을 다 선교사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마을에서 선교사 훈련센터를 연 것이 RDM운동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의 40~50개 교회가 그의 선교비전을 받아들였고, 그때부터 자국인 선교사 운동이 일어났다. 김 목사를 처음 만났던 당시 25세였던 현지인 패트릭 오솔로 선교사(Patrick Osolo, LWM 북아프리카 총무)는 올해 47세가 됐다.
김 목사는 "패트릭 오솔로 선교사는 처음에 용기가 안나서 초등학교 교사인 동생 프레드릭 오솔로 선교사(현 LWM 동아프리카 대표)의 등을 먼저 떠밀어 선교사가 되게 했다"며 "동생이 성공적인 사역을 하는 것을 본 후 자신도 헌신하여 지금까지 아프리카 자국인 선교사 훈련 사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오솔로 선교사의 형제 10명도 모두 하나님 사역에 헌신했으며, 사모도 함께 훈련 받고 선교사가 됐다. 특히 사모는 기도하는 사람으로, 7명의 자녀를 키우면서도 열심히 사역하고 있다.
김 목사는 패트릭, 프레드릭 선교사가 청년 때 아무도 없는 숲에서 돌아가며 설교 연습을 하던 중 일어난 일화도 소개했다. "한 명이 설교를 마치고 '예수님을 영접할 사람은 앞에 나오라'고 말했을 때 그 숲에 자살하러 온 사람이 그들 앞에 나와서 무릎을 꿇었다"며 "하나님께서 특별히 택한 형제들이 세워져서 아프리카의 중요한 선교 모델이 되었다"고 말했다.
LWM은 지금까지 동아프리카 지역에서만 자국인 선교사 5백여 명을 배출했으며, 이들을 통해 미전도종족을 위한 교회 150여 개를 세웠다. 6개월에서 1년간 합숙을 통한 선교사 훈련과 파송, 교회개척은 현지 교단들과 연합해 이뤄진다.
이날 김석수 목사는 한국교회에 대해 "선교는 선교사, 부흥운동은 부흥사, 제자훈련은 제자훈련 사역자 등이 하는 등 모든 것이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다"며 "이것이 전부 하나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교회는 보통 선교에 대해 한국 중심적 세계관을 가지고 바라본다. 하지만 주님은 한국교회를 준비하실 때 아프리카 교회, 인도 교회도 준비하셨다"며 "전 세계 교회가 같이 일어나 시너지가 발생할 때 한국선교도 더 오래 지속되고,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사의 영향력도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한국 선교사가 모든 사역을 다 할 수 없으니, 한국교회가 뛰어난 자국인 선교 훈련생들을 입양해 자기교회 파송선교사로 보내면 될 것"이라며 "선교사 관리는 제가 직접 방문해서 연장교육을 하며, 매년 지역별, 나라별로 모여 연장교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국인 선교사 운동의 장점에 대해서는 "아프리카에선 교육 받을 기회도 적고, 농사 지어 밥을 먹고 살면 다행인 환경이라 선교사들도 '헝그리 정신'이 있다"며 "외국인 선교사는 며칠 살기도 힘든 산골 오지 마을에 2~4시간씩 흙길을 걸어가 복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의 지원을 받아 이슬람은 아프리카에 학교, 모스크를 활발히 세우고 오지 마을에 우물도 많이 파고 있다"며 "이러한 영적 최전선에 교회를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아프리카 자국인 선교사를 훈련하고 파송할 때에는 큰 재정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LWM의 선교사훈련센터에서는 옥수수를 직접 농사를 짓고 있어 하루 식비와 훈련 비용이 1달러, 한달에는 30달러에 불과하다. 그는 "훈련비용뿐 아니라 오지에 들어가 사역할 때 재정이 별로 들지 않는다"며 "교회 건축에도 큰 비용이 들지 않아 한국의 작은교회들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LWM은 ▲자국인 선교사 입양운동(선교사 1인 매월 10만 원, 선교사 훈련생 1인 매월 5만 원) ▲오지교회 건축(붉은 벽돌 한 교회 건축비용 6백만 원) ▲선교사 자녀 교육, 학비 지원(1인 양육비 및 교육비 매월 5만 원) ▲케냐 나꾸루, 꿈나무 학교 건립 프로젝트(재정 7천만 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패트릭 오솔로 선교사는 "교회 수가 늘어나니 교회의 자녀를 교육하기 위한 중고등학교와 일반 대학교를 세우는 과정에 있다"며 "교회 개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부흥하고 성도들이 제자화되며, 선교사 자녀와 교회 성도의 자녀 등 차세대의 헌신된 자녀들이 전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학교사역을 해나갈 것"이라고 비전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