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파키스탄에서 최근 벌어진 기독교인 부부 살해 사건의 배후에 이슬람 지도자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현지 경찰 발표를 인용해 이와 같이 전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룬잡 주 라호르 인근 코트 라다 키샨 마을에서 지난 4일 3대 초반이 셰자드와 마시 부부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혐의를 뒤집어 쓴 채 무슬림 폭도들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아내인 마시는 임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도들은 이들 부부를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뒤 이후 시신을 불태우기까지했다. 이후 현지 경찰 당국은 60명의 용의자들 가운데 39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을 통해 사건의 배후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지역 모스크 지도자인 이맘이 폭도들을 선동한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 수사의 책임자인 자와드 카마르는 로이터 통신에 "지역 모스크 지도자가 이번 범죄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부부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으며 이 아이들은 모두 고아가 됐다. 이 사건으로 파키스탄에서는 기독교 박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10일 라호르에서는 대학생 900여 명이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 "소수인들에 대한 살해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파키스탄 나와즈 샤리프 총리는 "범죄자들이 반드시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기독교인 부부에 대한 이 끔직한 살해 행위는 용인될 수 없는 범죄"라며, "책임을 다하는 국가라면 이러한 폭도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해하는 것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소수인들을폭력과 정의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샤리프 총리는 또한 "파키스탄 정부는 우리 사회에 종교적 관용과 다양성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한편, 파키스탄에서는 신성모독법이 기독교를 비롯한 비무슬림 박해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오래 전부터 일어 왔다.
많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거짓혐의를 씌워 기독교인들에 대한 차별과 핍박을 정당화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