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이미 한국교회 대안은 넘쳐납니다.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헷갈릴 정도에요.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하느냐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에 희망과 대안을 모색하는 '한국교회대안포럼 2014'가 다음달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동숭교회(담임 서정오 목사) 안디옥홀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을 주최하는 월드디아스포라포럼(WDF) 국제대표 오상철 박사(연세대 글로벌신학대학원 겸임교수)는 13일 동숭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교회대안포럼에서 나오는 대안들을 정리하여 2015년 서울지역에서부터 각 대안을 실천해 나가려 한다"며 "포럼은 한 번으로 끝나며, 이후부터는 각자 현장으로 뛰어들어가 어떻게 대안을 실천하고 있는지 발표하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에 희망과 대안을 제시한다!'는 주제로 열리는 포럼은 오전에 한국선교신학회 직전회장 손윤탁 박사(남대문교회)의 환영사, 오상철 박사의 '한국교회 희망과 대안', WDF 태국대표 심경보 선교사의 '닐 콜의 유기적 교회', '153 교회' 저자 오규훈 장신대 교수의 '21세기 한국교회의 혁신과 목회적 대안, 153교회'에 대한 강의로 진행된다.
점심시간 이후에는 '세이비어교회' 저자 협성대학교 유성준 교수, WDF 총무 박성철 목사(희망의교회)가 대안 교회 모델 등을 소개한다. 이후 오상철 박사의 사회로 오규훈 교수, 박성철 목사, 심경보 선교사, 유성준 교수가 패널 토론을 할 예정이다.
유성준 교수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교회가 심각한 위기다. 기복신앙, 이원론적 신앙 행태, 세속주의도 문제지만, 가장 핵심은 교회 리더들의 정체성 위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3년 동안 미국에서 목회한 후 11년 전 한국에 돌아온 유 교수는 미국에 있을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던 세이비어교회를 한국교회 대안 모델로 지난 10년 간 제시해 왔다. 세이비어교회는 미국 워싱턴 빈민가에 있는 교인 150여 명의 작은 교회지만, 지역사회뿐 아니라 미국을 움직이는 영향력 있는 교회로 평가받고 있다.
유 교수는 "세이비어교회는 철저한 입교과정과 훈련과정을 통해 교회 담을 넘어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역동적인 교회"라며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도 영성의 표출로서 삶과 사역이 연결된 통전적 사역, 곧 디아코니아 중심의 사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25년, 선교지에서 5년간 사역한 박성철 목사는 "40여 년 전에는 사회의 문제아들이 교회에서 복음을 듣고 변화되었고,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영적 리더가 교회에서 많이 배출됐다"며 "침몰하는 한국교회를 보며, 이젠 한국도 선교지라는 생각에 귀국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100개 교회가 개척되면 5년 후 2곳만 남는 현실에서, 서울 변두리 교회가 목회자 청빙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 사례비(월급), 사택, 승용차, 교육비, 의료보험 등을 포함 최저 5억 원이 넘는다"며 "목회자부터 선교사 마인드가 아니면 침체된 한국교회를 절대 회복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철 목사는 또 "목회자들이 강의, 세미나, 포럼에는 자주 참여하면서 전도지를 들고 길거리에 나가는 것을 무척 자존심 상해하고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며 "행동하지 않는 신앙에 성령의 역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두 달 전 6명의 독거노인과 50대 부부 등 총 8명의 교인이 있는 작은교회에 부임해 사례비를 받지 않고 섬기고 있다. 사택 없이 교회에서 머물며 교회의 밀린 공과금 1백여만 원부터 해결했고, 교인을 위한 목욕봉사도 했다. 생활비, 사역비는 그동안 알고 지낸 후원자들로부터 매월 몇만 원씩 후원 받아 해결하고 있다.
태국 현지교회를 순회하며 코치 사역을 하고 있는 심경보 선교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회 3.0' 저자 닐 콜은 개별적 관계가 중요한 포스트 모던 시대가 도리어 복음을 전하는 기회라고 말했다"며 "복음으로 변화된 한 사람이 믿지 않는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이 시대에 땅끝까지 복음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선교사는 "닐 콜의 말처럼 교회와 사람을 통해 복음의 영향력이 얼마나 드러나느냐가 진정한 교회 성장의 기준점이 돼야 할 것"이라며 "참된 생명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생명을 낳는 역사가 교회 목회자로부터 시작돼, 생명이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는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한국교회 위기 극복을 위해 대형교회의 갱신 없이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형교회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며 "대형교회 목회자들에게도 대안을 이야기하고, 중소형교회 목회자들과 같이 담론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교회 대부분이 작은 교회인 것을 감안하여, 작지만 생명력 있고 지역사회에 영향력 있는 건강한 교회로 세워진다면 교인 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대안포럼은 목사, 교수, 평신도 리더 등을 대상으로 하며 1차 등록 마감은 11월 24일, 2차 등록 마감은 12월 1일이다. 등록금은 1만 원(점심, 자료집 제공), 현장등록 시 1만 5천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