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리 2.0% 동결을 결정했다. 두차례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도 실물 경기의 회복세는 아직 미약하고 심리지표도 걱정스러운 양상이지만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잇따른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와 경기 흐름을 보자는 판단도 작용했다.
현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2.00%로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와 이미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앞서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내년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개시 등 출구전략의 본격화나 빠르게 늘어나는 국내 가계부채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양국간 금리차가 좁혀지면 자본유출 위험이 커지고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 시장금리도 결국은 상승해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금리 인하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경제 주체들의 미흡한 심리 회복세, 낮은 물가상승 압력 등을 들어 금리를 내렸지만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0월 제조업 체감경기지표(BSI)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고,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세월호 직후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한은은 이번달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현재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매우 위축해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우리 경제환경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환경도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커지는 유럽·중국 경기 둔화 우려, 일본의 양적완화로 인한 엔저 심화 등 국내 경기 흐름 등 대내외 경제 여건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엔저의 경우 현재는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에 동조화해 움직이면서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지만 엔저가 장기화하고 심화되면 부작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투자 집행을 늦추고, 주식시장 약세로 가계소비가 감소하는 등 엔저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 결국 기준금리 인하가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인하가 이뤄진다면 그 시점으로는 내년 상반기 중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금리인하와 관련 이주열 한국은행장은 최근 국정감사 답변에서 "미리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며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인하될 수 있을지에 대해 그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