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올해 초 대통령께서 "통일 대박"을 언급하시다 보니, "통일"이 올해 가장 많이 이야기 되는 단어 중 하나일 것 같다. 누군가는 통일이 너무 더디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통일이 더뎌야 한다고 한다. 혹자는 통일이 재앙이라고 하고 또 통일이 대박이라고도 한다. 우리에게 통일은 무엇일까? 통일은 내겐 상수였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왜 그랬는지 모른다. 20대 어느 날부터 통일을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었던 것 같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러 들어간 신림동 고시원 첫날 밤 일기 일부다 "...지금 당장 통일의 문제를 논의하며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 한이 없지만, 열망만 가지고서는 안 되지.. 이 과정 후 시작하더라도 늦지 않으리..(2001. 8, 30.)"
사법연수원에 들어가자 나름 통일 준비를 시작했다. 단체를 만들어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도 하였다. 나름 꾸준히 한다고 했으나 주된 시간은 내 전공인 지식재산권에 쓰였고, '통일' 관련해서는 생산적인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 듯 했다. 해서 뭔가 마음 무거운 날이 적잖았다. 그러다가 가만 보니 생업인 지식재산권에서 쌓은 전문성이 통일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변리사, 변호사로 16년째 한 우물, 특허 업무를 해왔다.
특허출원, 특허소송, 특허기술거래, 특허기술창업 컨설팅... 그런 업무들을 할 때는 몰랐다. 이런 경험들이 통일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 못했다. 하지만 이젠 꿈꾼다. 언젠가 북한 형제자매들에게 특허 강의를 할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유형적 인프라가 부족한 북한 형제자매들이 무형의 아이디어를 특허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도와주고, 그러한 특허들을 상품화하기 위한 북한재건 특허펀드도 조성하게 될 날을 꿈꿔본다. 그런 생각들이 이어지다 보니 점차 마음의 부담이 덜어졌다. '아 그렇구나, 통일은 그렇게 각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쌓은 것들을 북한 형제자매들과 함께 할 방법을 찾는 거겠구나' 라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오히려 개인의 통일준비로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언젠가 함께 일할 북한 형제자매들과 어떻게 지내게 될 것인가? 그런 문제가 통일의 본질적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이런 시를 쓰게 되었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친구가 있기를 기도드린다. 우리의 일상에서 그 친구들과 함께 작은 통일이 시작되길 기도드린다. 그런 작은 통일들이 한반도를 뒤덮길 기도드린다. 하나님, 우리와 우리 친구들을 부디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글ㅣ박찬훈 변리사·변호사(법무법인 강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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