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자동차 구매시 적용하는 카드 수수료율을 놓고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10일 자동차·카드업계에 등에 따르면 양사는 이날 만료된 카드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계약기간을 7일간 한시적 연장 결정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민카드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카드 복합할부는 자금 공여 기간이 단 하루에 불과하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 데 일반 신용카드의 수수료율(1.85%)을 적용해왔다. 이에 국민카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앞세워 수수료율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면 적격비용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어 적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카드는 기존 1.85%에서 1.75%로 1%p 낮추는 방안을 현대차에 제안한 상태다.
현대차는 애초 수수료율을 0.7%까지 낮춰달라고 요구했지만 국민카드의 입장이 강경하자 1.0~1.1% 수준으로 내려달라고 한 발 물러선 상태다. 양사가 대립날을 세우자 금융당국도 거들었다. 현대차-국민카드간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은 향후 다른 카드업체의 수수료율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카드의 협상이 끝나면 내년 2월과 3월에 신한카드, 삼성카드가 가맹점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재협상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금융감독원은 현대차가 제안한 수수료율이 적격비용 이하라 카드사가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금융을 독과점하지 않도록 여신업계에도 '방카슈랑스 25% 룰'을 도입하는 방안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다. 하지만 양측이 지난달 31일 만료된 가맹점 계약기간을 열흘간 연장한 데 이어 이번에 일주일간 재차 연기하는 등 협상 타결이 난항을 겪으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만약 양사가 협상에 실패하게 될 경우 국민카드로 현대·기아차를 구매할 수 있는 길이 막혀 고객 불편을 초래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는 국민카드가 수수료율 합의 전까지 카드 복합할부 상품 취급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일반 카드, 체크카드 거래는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