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종교를 통해 복을 갈구하기 보다 삶의 의미를 찾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열린 미래목회포럼(대표 정성진 목사) 세미나에서 서울지역 20세 이상 성인 1400명(개신교 600명, 천주교 400명, 불교 400명)을 대상으로 개종여부와 이유, 종교가 갖고 있는 이미지, 종교에 바라는 점을 설문조사한 결과가 발표됐다.
응답자 대부분은 (개종 이전종교 기준 :개신교, 천주교, 불교 각각 53%, 45%, 53%)이 ‘마음의 변화’를 개종의 이유로 꼽았다.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소장 박명수(서울신대) 교수는 이에 대해 “90년대 이후 일반적 소득 수준과 복지혜택 증가해 물질주의에서 탈 물질주의로 변화가 왔다”며 “가치 유형이 변화 하면서 종교적 욕구도 복을 갈구하는데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축복을 강조하는 '번영의 복음'을 내세워 큰 양적 성장을 이루었던 한국교회의 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통계청이 10년 마다 실시하는 종교인구센서스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5년 사이 천주교만 신자수 비율이 4.3% 증가했고, 불교(-0.4%)와 개신교(-1.4%)는 감소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교인이 감소한 종교는 개신교뿐이다.
최현종(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전임연구원) 교수는 “불교는 비율만 감소했을 뿐 실제 신자수는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에 개신교만 순수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사람 중 55%가 ‘믿던 종교에 대한 불신’ 혹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종교를 바꿨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교(37%), 천주교(12%)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설문 참가자들은 개신교에 대해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긍정적 이미지가 있지만 ‘배타적이고 이기적, 물질중심적, 타락한 성직자의 이미지’를 부정적 요소로 꼽았다. 천주교 성직자가 긍정적 이미지를 갖는 것과 대조적이다. 설문 참여자들은 ‘강제적·강요적 전도 자제’, ‘교파갈등해소’, ‘성직자들의 자실향상과 신뢰회복’을 개신교에 바란다고 답했다.
이날 ‘한국의 종교인구 변동’이라는 주제로 미래목회포럼을 이끈 정성진 목사는 “설문조사와 통계라는 실제적 방법을 통해 얻은 결과인 만큼 겸허히 받아드리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의 회복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종 박사도 종교 관련 다른 조사들도 소개하면서 “각 종교 종교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종교적 욕구와 그 종교가 그 욕구를 채우는 현실 사이에 간격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한국 종교인들은 내재적·중심적·축복의 종교에서 외재적·주변적·의미의 종교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데, 개신교는 현실의 그 욕구를 잘 충족시키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