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한국 섬유업계의 1세대로써 한국 나일론 산업을 개척한 우정(牛汀)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코오롱그룹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2일, 장지는 경북 김천시 봉산면 금릉공원묘원이다.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포항출신으로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후 1957년에 부친이자 창업주인 이원만 선대회장과 코오롱의 전신이자 국내 첫 나일론 공장을 갖춘 한국나일론을 세웠다. 나일론 산업 1세대 주자로서 당시 폭발적인 나일론 수요에 힘입어 한국의 화학섬유산업 시대를 열었고 수출 전선에서 일익을 담당했다. 이후 1977년 한구폴리에스텔과 합병하며 주식회사 '코오롱'으로 상호를 변경한 이후 전면 경영자로 나서며 본격적인 2세 경영을 시작했다. 1960~70년대 코오롱상사, 코오롱나일론, 코오롱폴리에스터 대표이사를 등을 지냈다.
이 명예회장은 '마라톤 경영'으로 표현되는 내실경영을 추구하며 섬유와 무역에 치우쳤던 코오롱그룹의 사업구조를 건설과 화학으로 확대했고 1980년대에는 전자소재와 합성섬유 분야에도 진출했다. 20년 동안 코오롱그룹을 맡아왔던 이 명예회장은 1996년 장남인 이웅열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1982년부터 1995년까지 14년간이나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내며 경총의 기반을 닦았고 1989년에는 경제단체협의회 회장을 맡는 등 경제단체를 앞장서 이끌었다. 1970년 여자실업농구연맹 회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1980∼1990년대 대한농구협회장, 대한골프협회장 등을 지내며 한국 체육계 발전에도 한몫했다.
훈장으로는 금탑산업훈장(1982년, 2004년), 체육훈장 백마장(198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1992년, 2004년), 체육훈장 청룡장(1992년, 2004년)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1남5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