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 참사 206일만에 국회 본회의 '가결'

세월호특별법 포함 정부조직법 개정안·유병언법 통과
제329회 국회(정기회) 본회의가 열린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 재석 251인, 반대 12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세월호 참사 후속법안 성격을 지닌 세월호 3법이 세월호 참사 발생 206일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7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세월호특별법(4·16세월호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 등 이른바 '세월호 3법'을 모두 가결했다.

이번에 통과된 세월호특별법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등을 위해 최대 18개월 활동 가능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상임위원 5명을 비롯한 특별조사위원 17명을 두며 위원장은 세월호 유족이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진상조사위 활동과는 별도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세월호 특별검사를 임명해 최장 180일 동안 별도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재석의원 총 251명 중 찬성 212명, 반대 12명, 기권 27명으로 가결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재난안전 총괄부처로 국무총리 직속의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산하에는 해양경비안전본부와 중앙소방본부를 설치하도록 했다. 재석의원 총 249명 중 찬성 146표를 얻어 본회의를 통과했다. 반대는 71표, 기권은 32표가 나왔다.

유병언법은 다중인명피해사고 발생 시 사고에 책임 있는 사람과 관련된 제3자에게도 추징판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하고, 몰수·추징 판결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재산추적수단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재석의원 245명 중 찬성 224표, 반대 4표, 기권 17표로, 비교적 높은 찬성률을 얻어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 이후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늘 본회의를 열어 세월호 관련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게 된 것을 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가족 여러분에게는 위로가 되고, 국민 여러분의 안타까운 마음을 받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의장으로서 세월호참사가 우리 사회에 대한 하늘의 경고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인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이기적이며 물질적으로 흘러가면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인 것"이라며 "오늘 이 본회의가 국민적 아픔을 주었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여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150여명이 방청석에서 법안 통과를 지켜봤다. 일부는 '진상규명'이라 써진 티셔츠를 입고 방청석에 앉았다.

특히 세월호특별법 의결 절차 도중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통해 '위헌'논란임을 밝히자 유가족들은 탄식과 분통을 터트렸다. 이후 한 여당 의원이 "잘 했다"라고 말하자 한 유가족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일이 있었다. 반면 이어진 야당 의원들의 자기 반성과 유족들에 대한 사죄 및 찬성 독려 취지의 발언이 이어지자 유족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특히 이상규 의원이 한 단원고 희생자 아버지의 편지를 대독하자 훌쩍이던 유족들은 소리내 울기 시작했으며 이 의원이 단상에서 내려와 방청객을 향해 큰절 인사를 했을 때는 일부가 기립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말라"는 야유가 터져나와 대조를 이뤘다. 이에 정 의장은 "정숙해 달라"며 자제를 요구했다.

한편, 전남 진도군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진도군 피해 지원에 대한 구체적 명시가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 지역 피해 배·보상'에 대한 내용이 통과된 법에 명시되지 않아 진통 끝에 법안이 통과된 것을 반기면서도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진도군은 특별법이 상정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정부관계자들에게 '진도 지원'을 명시해달라고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보였다.

세월호 특별법에서는 피해자의 범주를 희생자(세월호 탑승자 중 사망자나 실종자), 피해자(희생자 가족, 탑승자 중 희생자 이외의 사람과 그 가족)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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