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월 당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열기로 일정을 확정한 가운데 벌써부터 당내 계파간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 구성될 차기 지도부가 20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임지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3개월 뒤인 내년 2월7일 또는 8일 전대를 개최키로 잠정 결정하고, 다음 주께 전대준비위를 구성해 실무 준비에 나서기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전대준비위가 전당대회 소집과 실무작업은 물론 지도부 선출방식까지 결정하는 기구여서 이를 둘러싼 계파간 이해관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현행대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별도의 경선으로 뽑는 '투트랙 방식'을 채택할지, 아니면 새누리당처럼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통합 경선으로 선출하는 '원트랙 방식'을 채택할지를 놓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인 문재인 의원을 내세운 친노(친노무현)계는 당 대표의 권한이 막강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구축을 위해 투트랙 경선을 선호하는 반면, 정세균 박지원 의원 등 대항세력은 만약 문 의원에게 패하더라도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참여할 수 있는 원트랙 경선으로의 룰 변경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계파 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붙은 상황에서 석 달밖에 남지 않은 전대 룰을 건드릴 경우 당의 분열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국 현행 투트랙 경선으로 당 대표를 선출할 것이라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비노(비노무현)·중도 진영과 최고위원 출마를 노리는 후보자들도 원트랙 경선에 반대하고 있어 현행 제도의 유지 가능성을 높인다. 마땅한 당 대표 후보가 없는 중도파로서는 최고위원이라도 배출하려면 계파 수장들이 최고위원 자리를 나눠가지게 될 원트랙 경선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비대위 위원들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다. 이석현 새정치연합 전국대의원대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견임을 전제로 "이번 전당대회에는 비대위원들을 비롯해 계파의 수장들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당 비대위원들이 서로 합의해서 다 함께 출마하지 않고 당을 위해 양보해줬으면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 의장의 발언은 비대위원 중 한명이면서 친노계 수장인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문 의원이 비대위에 진출한 이후 문 의원의 당권 출마에 반대하는 측이 힘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얼마 전 권노갑 상임고문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야권 대선후보로 적극 추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권 고문 또한 문 후보를 견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비대위에 있는 박지원, 정세균 의원이 당권 출마여부를 밝힌 가운데 문 의원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