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파키스탄에서 무슬림 폭도들이 기독교인 부부를 살해하고 시신을 불에 태운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부부는 코란을 모독했다는 거짓혐의를 뒤집어 쓰고 이 같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4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찰 당국 발표를 인용해, 라호르 시에서 40마일 가량 떨어진 코트 라드하 키샨 마을에 살고 있던 기독교인 부부가 이날 무슬림 폭도들의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샤마와 셰자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부부는 전날인 3일, 무슬림들로부터 코란을 모독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바로 다음날 폭도들은 이 부부를 찾아와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폭행을 가했다. 이들이 죽은 것을 확인한 뒤 폭도들은 시신을 불태워 버렸다.
마을이 속해 있는 푼잡 주의 샤바즈 샤리프 지방장관은 이번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한 수사팀을 구성했으며, 당국자들에게 인근 지역 내 기독교인 주민들의 보호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그동안 기독교인들과 시아파 무슬림, 힌두교인 등 현지 소수종교인들에 대한 박해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소수종교인들에게 신성모독이라는 거짓혐의를 씌워 이들에 대한 차별이나 살해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아시아 비비(Asia Bibi) 역시 이러한 신성모독법의 피해자다. 비비는 2009년 농장에서 일하던 중 무슬림들과 같은 그릇으로 물을 마셨다. 이에 분노한 무슬림들은 비비가 마호메트를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며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비비는 체포된 이후 법정에서 신성모독법을 적용 받아 2010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 비비는 항소를 제기한 뒤 4년만인 지난달 법정에 다시 설 수 있었으나, 돌아온 것은 똑같은 판결이었다. 현재 그는 고등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