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연합감리회(UMC)에서 동성결혼식 주례를 섰다가 파면당했던 목회자가 다시 복권됐다. 28일 크리스천포스트는 UMC 최고사법위원회는 아들의 동성결혼식을 주례한 프랭크 섀퍼(Frank Schaeffer) 목사에 대한 북동부 상소위원회의 복권 결정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고사법위는 "교단법에 비추어 볼 때 북동부 상소위의 결정에는 어떤 오류도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섀퍼 목사는 독일 출신으로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목회해 왔다. 그는 2007년에 장남의 동성결혼식을 주례한 사실이 문제가 되어 작년 12월 지방사법위에서 목회자직을 파면당했으나 지난 6월 상소위가 이 같은 결정을 뒤집은 데 따라 다시 목회자직을 회복했다.
지방사법위는 당초 섀퍼 목사에게 다시는 동성결혼식 주례를 서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30일간의 목회자 자격 상실만을 선고했으나, 그가 계속해서 동성결혼식을 주례할 권리를 주장하자 결국 파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UMC 권징 규례집은 성직자가 "비록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지역이라 해도 동성결혼식을 주례해서는 안된다"고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소위는 섀퍼 목사와 그 지지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그의 복권을 결정한 것은 물론, 동성결혼식을 주례할 수 있는 권리까지 허용했으며 최고사법위 역시 이를 인정한 것이다.
지난 6월 상소위에서 섀퍼 목사의 복권 결정이 내려졌을 때 UMC 교인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UMC 내 종교와민주주의연구소(Institute on Religion and Democracy)의 존 롬퍼리스 박사는 이를 두고 "상소위는 교단의 성경적 진리를 수호하는 대신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해 진보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어젠다를 받아들이도록 교인들에게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로스앤젤레스의 미네르바 카르카뇨 주교는 "섀퍼 목사는 동성애자들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가르쳐줄 수 있을 것이다"고 그를 지지했다.
당시 섀퍼 목사는 복권과 관련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결정은 성적 소수자(LGBTQ) 커뮤니티에 매우 희망적인 신호라고 본다"며, "상소위는 내가 차별당하는 이들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벌을 받았음을 인정한 것으로, 오늘의 결정은 우리 교단이 율법을 뛰어넘어 사랑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자랑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