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라는 딜레마에 빠진 한국교회···'고난신학' 절실"

신익상 박사, 한반도의 고난신학이 물신주의에 빠진 교회와 한국사회 변혁할 것 강조; 한국교회, 돈·명예 따르지 않고 하나님 섬기면 오히려 돈·명예가 따라온다고 '이중적'으로 가르쳐
▲'고난함께'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움. (왼쪽부터)김동혁 박사, 김성희 박사, 신익상 박사, 사회를 맡은 진광수 목사(고난함께 사무총장).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고난함께, 이사장 신경하 감독)'가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움 및 평화교회연구소 창립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움에는 신경하 이사장이 인사말을 전했고, 김동혁 박사(감신대)·김성희 박사(안산대)·신익상 박사(성공회대 연구교수)가 발제를 담당했다. 

신익상 박사는 '고난의 신학:공감에서 공감으로'라는 발제에서 "지난 25년간 '고난함께'가 따라왔던 길이 바로 고난받는 이들이 겪는 사건들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고난받는 삶의 현장이야말로 신학적 물음이 일어나는 시공간이며 신학적 해답이 무력해지는 유토피아"라고 밝혔다.

신 박사는 "'오직 성서'를 따르는 고난신학의 결단은 '의인은 믿음으로 살 것'이라는 믿음을 기초로 하지만, 한국교회는 돈을 중심으로 위계질서가 재편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의 기복신앙은 신앙 속에 교묘하게 탐욕을 숨겨놓았다"며 "숱한 교회에서 돈과 하나님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와 동시에 하나님을 섬기면 돈과 명예가 따라온다고 가르친다. 말하자면, 돈과 명예를 따르지 않고 하나님을 섬기면 오히려 돈과 명예가 따라오게 된다는 것"이라고 '돈'이라는 딜레마(Dilemma)에 빠진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지적했다.

신 박사는 "오늘날 물신주의는 기독교 신앙의 세례를 받아 완벽하게 거룩한 꿈으로 재탄생한다"며 "'믿으면 복을 받을 것이다', 아니다. '믿으면 돈을 벌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볼 수 있는 대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터는 '오직 믿음으로만'이라는 깨달음 속에서 진실을 발견했다. 구원은 교회체제가 제공하는 구원의 공식이나 율법을 따르는 데 있지 않다는 진실, 정의없는 부패한 모임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교회라고 하더라도 구원이 불가능하다는 진실, 루터에게 믿음은 정의와 구원의 문제 속에서 발견한 보물이었다. 오늘날 우리도 이 '의인은 믿음으로 살 것이다'라는 성경 구절 앞에 진실을 발견한다. 구원은 단지 교회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성서를 열심히 읽고 기도와 찬양을 열심히 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기복신앙과 권위주의 위계질서가 신실한 하나님의 정의로움보다 앞서며 돈과 명예에 대한 탐욕이 사랑과 자비를 이기는 모임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교회라고 하더라도 구원이 불가능하다는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신 박사는 "오늘날 한반도의 고난신학은 물신주의에 빠진 교회와 한국사회를 변혁함으로써 고난에 처한 사람들의 삶과 함께, 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싸우는 신학이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희 박사는 '마가의 고난과 평화이야기'라는 발제에서 "인생의고난은 마치 장미의 가시처럼 우리의 삶속에 필연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고난은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떠오르게 하고, 예수의 고난은 인류의 구원과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위대한 역설이었음을 상기할 때 , 그것은 '복음의 신비'로 밖에 설명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마가는 이러한 예수의 '고난'과 '평화' 주제를 '길'에 담고 있다"며 "이 '길'은 예수의 선교내용을 신학적으로 함축한 단어이며, 십자가의 길인 동시에 구원의 통로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또 "이것은 제자가 따라야 할 길이며, 그 핵신은 '자발적인 의로운 고난을 통해 이루는 평화의 길'"이라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하나님 나라에 반하는 불의와 폭력에 맞서고, 불의한 제도와 구조에 희생당하는 자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의로운 고난'에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박사는 "의로운 고난은 생명과 평화를 가져오는 하나님의 구원의 신비며, 그러한 고난에 참여함은 하나님의 신적인 펼연성을 깨달으며, 복음의 비밀을 맛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혁 박사는 '애가서의 고난, 아픔, 치유'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애가서가 노래하는 슬픔도 개인의 것이 아닌 민족의 것, 공동체의 것"이라며 "애가서에서 만날 수 있는 고난과 아픔 및 치유 그리고 그 모든 것 이면에 존재한다고 믿어지는 하나님에 관한 이해를 통해,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심포지움을 주최한 '고난함께'는 이날 '평화교회연구소 창립선언문'을 발표하며 "남북-북남의 갈등문제, 극심해지는 부의 양극화, 노동문제, 성장논리로 생명이 경시되는 문제, 정당한 인권조차 무시돼 차별이 만연한 문제, 무엇하나 올바른 진상조차 밝혀내지 못하는 문제, 역사왜곡문제 등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그 결과를 교회와 사회에 적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난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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