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30일 오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한국교회 개혁과 갱신 대토론회'에서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들이 거셌다. 다수의 발제자들이 한국교회의 '성장주의'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는 "대형교회가 죄는 아니지만 너무 위태롭고 위험스럽다. 그러니 좀 대형교회를 분할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예수님께서 (소아시아의)일곱 교회를 보시면서 제일 큰 교회 라오디게아 교회를 제일 많이 책망했고 제일 약한 서머나 교회에는 네가 제일 부하다고 하셨다. 고인이 된 랄프 윈터 박사는 교회가 전문화되고 커지는 것, 가정적인 성격과 지역적인 성격을 포기하고 전문화되는 것을 죄라고 했다. 릭 워렌은 경배와 찬양으로 교회를 성장시켰는데 지금은 자기 비판을 하고 있다"며 "성장 자체가 죄는 아니지만 성장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나 번영신학은 위태롭다"고 우려했다.
미래목회포럼 사무총장 이효상 목사은 "1980년대 피터 와그너, 맥가브런 박사의 교회성장학이 한국교회를 뒤덮으며 성공주의 목회가 되다보니 부정적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대형교회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중소형교회가 많아야 되고 건강한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대형교회도 건강한 교회가 있을 수 있고 중소형교회도 건강하지 않은 교회가 있을 수 있다"며 "양비론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가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담임목사는 "저희 교회도 세상에서 공격할 수 있는 기백억대의 재정을 운영한다. 대형교회 목회자는 부의 방석 위에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항상 가난하고 우리 교회는 항상 가난하다. 400여개의 선교단체와 여러 지역과 민족을 지원해 항상 재정이 부족하다"며 "대형교회라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라 문제는 목회자의 의식구조라고 생각한다. 본질에 목숨을 걸고 스스로 갱신의 주체자가 되려고 하면 교회가 크고 작은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발제자, 패널들은 500년 전 종교개혁의 정신이었던 '아드 폰테스'(ad fontes), 근원으로, 본질로,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김명혁 목사는 "복음의 본질은 십자가다. 예수님이 가난해지셨고 고난을 받았다. 교회 역사를 보면 1000명, 몇백 명이 아니라 주기철, 손양원, 한경직, 이성봉 목사님 같은 분 열 분만 있어도, 열두 명만 누군가를 위해 가난을 지닐 수 있고 고난과 슬픔과 아픔을 당할 수 있다면 한국교회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 목사는 가난뱅이야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설교는 귀하게 하고 고난을 그렇게 사랑해' 이런 말을 들으며 십자가에 나타난 주님의 모습을 조금은 짊어지고 살 수 있다면 한국교회 갱신은 이루어질 수 있겠다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고훈 목사는 목회자로서의 고뇌를 읊은 자작시를 소개하기도 했다.
고훈 목사는 "성직자로 성직자 되게 하라"고 방향을 제시하며 "사도바울은 평생 그의 목회에서 3가지 자기 부끄러움, 자기 연약함, 오직 십자가가 자랑이었다"며 이 시를 소개했다.
향상교회 정주채 원로목사는 2012년 조직된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가 오는 11월 29일 발표할 목회자윤리강령의 열 가지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 첫째는 "목회자의 권위는 겸손과 섬김과 희생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섬김이 가장 귀한 사역이라는 그리스도의 교훈(막 10:45)을 받들어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평생토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살 것을 다짐한다...."였다.
또한 평신도가 사역의 일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날 발제자와 패널 중 유일한 평신도였던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초대회장 박흥일 장로는 "한국교회가 교역자 중심의 목회라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평신도 자원들이 자원들이 쓰이지 못하고 있다. 어느 학자도 제1의 종교개혁이 평신도의 손에 성경을 들려준 것이라면 제2의 종교개혁은 평신도의 손에 사역을 들려주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신도 직장선교사, 전문인 선교사들이 교회 안에서 주일 하루 뿐이 아니라 평일날 사회에 나와서 직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고민하는 것이이 우리 한국교회의 중요한 과제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신도를 통해서 결국 교회도 사회도 개혁이 돼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개척교회 난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신학대학교 박명수 교수는 "개척교회 난립을 얘기한 것은 개척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개척교회를 자립교회로 만드는데 온 교회가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다"며 덧붙여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쓴 것이다. 그러니 공개적인 모임보다는 소그룹으로 진지하게 내적인 모든 것을 토해낼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나중에 그것을 모아서 대사회적으로 발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논의가 계속 이어지게 될때 그런 차원에서 이끌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세계성령중앙협의회 대표회장 정인찬 박사는 "오늘 토론에서 '회복'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는데 '회복'이라는 말은 과거의 어느 상태로 돌아가자는 과거지향적인 의미가 있다. 성경은 우리에게 '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 '새로운 피조물'이 됐다고 했다. 한국교회도 이처럼 미래지향적인 꿈과 비전을 가지고 '개혁'해 나갔으면 한다"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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