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세월호 풍선 날리기' 행사를 열었다가 경찰 제지로 다시 무산됐다.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 10여명은 29일 오후 2시께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 풍선을 날리기 위해 모였다.
길쭉한 모양의 투명한 풍선 4개에는 각각 '특별법을 제정하라', '잊지 않겠습니다', '성역없는 진상조사', '대통령도 조사하라'는 글자가 붙어있었다.
오후 2시30분께 주최 측이 풍선에 헬륨가스를 넣기 시작하자 주변에서 대기하던 경찰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풍선을 발로 밟으며 막았다.
민권연대는 오후 2시45분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과 24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진실규명, 대통령도 조사하라'는 요구를 담은 풍선을 날리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경찰은 처음에 항공법 위반을 근거로 막다가 시민들의 안전을 핑계로 풍선 날리기를 저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경찰은 탈북·보수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얘기하며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한다"며 "결국 청와대가 싫어하는 세월호 풍선 안 되고, 청와대가 좋아하는 대북전단 풍선은 된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광화문 농성장에서는 국회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을 그냥 지나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발언도 쏟아졌다.
연미림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오늘 오전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지만 그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을 또 외면하고 뿌리쳤다"고 비판했다.
민권연대는 지난 20일과 24일, 28일 광화문광장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풍선 날리기를 시도했지만 경찰에 의해 모두 저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