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지난달에도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해 3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가 76억2천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8월의 72억달러보다 4억2천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9월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8월보다 커진데 따른 것이다.
올해 1∼9월 누적 흑자는 618억6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50억4천만달러)보다 68억2천만달러(12.4%) 많다. 한은은 올해 연간 84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나 지난해 세운 사상 최대 기록(799억달러)을 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1986년 6월부터 3년2개월 동안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 또한 깨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줄어들어 생기는 '내수 부진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3% 늘어 수출(2.4%)보다 증가 폭이 작았다.
자동차·배·반도체 등 상품 수출입액의 차이를 뜻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의 73억7000만달러에서 77억3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수출은 477억5000만 달러로 전월(461억5000만달러)보다 증가했고 수입은 443억2000만달러로 8월 428억6000만 달러에 비해 늘어났다. 수출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증가했다. 운수 관광 통신 보험 교육 등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8월 7억3000만달러에서 9월 2억8000만 달러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노동소득이나 금융소득으로 벌어들인 돈과 나간 돈의 차액을 뜻하는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배당지급 증가 등으로 전월의 10억5000만달러에서 6억1000만 달러로 줄었다. 정부의 무상원조, 종교단체나 자선단체의 기부금과 구호물자 등 등 대가없이 국제간에 이전된 수지를 뜻하는 이전소득수지는 4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수출입과 상관없는 국가간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전월 78억 달러에서 87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부문별로는 직접투자 유출초과 규모가 해외직접투자 확대로 전월의 7억5000만달러에서 21억5000만달러로 급증했고, 증권투자는 5억달러 유입초과에서 35억2000만달러 유출초과로 전환됐다. 기타투자의 경우 전월 72억9000만달러 유출초과에서 9월 18억8000만달러로 큰 폭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