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제가 수차례 안전에 대해서 메시지를 날렸다. 그러던 와중에 이번에 사고가 난 환풍구를 가리키면서, 당시에는 그것이 정확하게 환풍구였다는 것을 전혀 인지할 수 없었고, 환풍구를 가리키면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위험하다. 위험에 대한 경고를 제가 했다."
지난 17일 발생한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지하 환풍구 붕괴 사고 당시 무대 사회자의 안전 관련 경고 여부에 대한 언론보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기자뉴스>가 이날 무대 사회를 봤던 A모씨를 27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사고 발생 전후 상황과 심경에 관한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A씨는 현재 프리랜서 MC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경력이 10년이 더 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는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사회는 자신과 이데일리TV 모 아나운서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A씨 자신이 오후 5시경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자리를 메우고 있는 많은 관객들을 향해서 전반적인 안전에 대해서 강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생존자, 관객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제기한 '사회자가 안전 관련 경고 메시지를 하지 않았다'는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A씨는 17일 사고 당시 사회자의 안전 경고 안내 여부에 대해서 "수 차례 안전에 대해서 메시지를 날렸다"며 "그러던 와중에 사고가 난 환풍구를 가리키면서(당시에는 그것이 정확하게 환풍구였다는 것을 전혀 인지할 수 없었고) (지면으로부터 솟아오른)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위험하다. 위험에 대한 경고를 제가 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사고난 다음에 제 얘기를 듣고 (환풍구에서) 내려왔다는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었다"며 자신의 경고 방송을 들은 학생들 일부가 환풍구에서 내려와 극적으로 사고를 모면했다고 전했다.
사회자 A씨는 사전공연으로 인기 걸그룹 포미닛이 마지막 네 번째 노래를 부르고 무대에서 내려갈 때까지 포미닛도, 사회자 자신도, 무대 앞 관객들도 사고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자 A씨가 사고를 인지한 것은 포미닛이 무대에서 완전히 퇴장하고 무대 사회를 재개한 2분여 후였다. A씨는 "스텝한테서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그 즉시 관객들에게 사고를 전파하고, 잠정적으로 공연을 중단시키고, 구조대원들이 올 수 있게 (관객석 사이) 통로를 확보했다"고 초기 대응 순간을 설명했다.
A씨는 사고 상황 전파 이후, 공연을 지켜봤던 관객들이 이후 구조대원들의 구조활동 통로 확보를 위해서 아무런 동요 없이 너무나 잘 따라줬다며 "20여 분 후에 진행요원으로부터 '사고가 굉장히 중차대하니까 모든 공연을 현 시간부로 중지시켜라'고 들었으며 그래서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중지 안내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런 경우를 처음 당했으니까 (저도) 충격이 굉장했다"며 "현장에 있었던 한 사람으로서 제 딴에는 나름대로 책임감을 느끼고 한참을 있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처음에는 제발 다치는 사람이 없기를 기도했는데, 두 번째는 사람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최초 보도가 사망자 2명. 그 보도를 접하고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회자 A씨는 "사실 제가 그 환풍구 위에 올라가 있던 사람들 얼굴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아직도 그 사람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며 "저랑 눈빛이 마주쳤던 사람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충격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사회자 A씨는 사고가 난 지 1주일 뒤인 지난 24일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석해 사고 당시의 무대 상황 등에 대해서 진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서 자신의 휴대폰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로 인해서 현재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