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공무원 연금이 고위직 수령액을 깍는 방향으로 개혁됨으로써 '하우상박'(고위 공무원 퇴직자의 연금 수령액을 더 많이 깎고 하위직 퇴직자의 수령액을 덜 깎는 구조) 구조를 강화한다. 또한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연금 지급시기를 65세로 바꾼다.
새누리당은 27일 오후 2시 공무원연금개혁안을 공식 발표해 이같은 내용들을 발표한다. 앞서 새누리당 공무원연금개혁 TF(태스크포스)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보고했다.
새누리당이 마련한 공무원연금개혁법안은 정부안을 기본 골격으로 하되 재정 절감 효과, 공무원연금 직급별 수령액 설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등 3가지 측면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한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연금 수령액 산정 방식이다. 현재까지 본인의 소득에 따라 액수가 결정된 현재 방식이 전환되는 구조다. 때문에 소득이 많아지는 고위직일수록 수령액이 많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연금 가입자 평균 소득(A값)'과 '본인의 소득(B값)'을 함께 고려해 연금 지급 액수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고위직일수록 불리해진다. 이 같은 안을 적용하면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중 일부는 지금보다 연금 수령액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적용 대상 인원이 훨씬 많아 상대적으로 더 큰 희생을 강요당한다며 반발하는 하위직 공무원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또한 공무원 연금 지급시기를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65세부터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정부안이 2080년까지 당초 344조원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100조원가량 더 늘어난 442조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제도는 1996년 이전 임용자의 경우 2000년 기준으로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면 나이와 관계없이 연금을 받고 1996∼2009년 사이에 임용된 공무원은 60세부터, 2010년 이후 임용자는 65세부터 연금을 수령토록 했다.
당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전체 공무원의 기준소득월액(과세소득) 평균액인 438만원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덜 깎고 높으면 더 많이 깎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의원은 "당 개혁안대로라면 오는 2080년까지 정부안보다 100조원의 재정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숙 의원은 "정부안에 따르면 2080년까지 현재보다 344조원의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새누리당 개혁안은 442조원으로 재정절감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2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해 논의한 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