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중지도자포럼 참석차 방한한 중국 탕자쉬안(唐家璇) 전 국무위원을 접견한다. 탕 전 국무위원은 한·중 수교 당시 차관보급인 외교부 부장조리를 역임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 내 외교분야 실무 사령탑인 국무위원직을 마친 2008년까지 장기간 한반도 문제를 담당해 온 전문가다.
박 대통령은 2001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 시절 탕 전 국무위원을 처음 만난 지금까지 6차례 대면했다. 바로 직전 만남은 지난해 6월14일로 수석대표급의 '격(格)'에 따른 북한의 반발로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지 사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중국 등 국제사회가 일관된 공통의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할 것을 중국 측에 요청했다.
이번 면담에서도 박 대통령과 탕 전 국무위원 사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재개 등의 논의가 주로 오고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오는 30일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실시하자고 북한에 제안했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장성급 군사회담의 일방 공개로 고위급 접촉에도 암운이 드리워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면담에서 우리측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와 대화 재개 노력을 설명하고 그동안 남북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중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설득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에도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아셈·ASEM) 참석을 계기로 중국의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만나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확보한 바 있어 중국 수뇌부와의 연쇄 회동이 고위급 접촉 성사 여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장은 이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을 갖고 동북아 정세와 한일 관계 개선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다. 야치 국장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을 주도했고 다음달 있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정상회의(APEC)에서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물밑에서 협의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한이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여건을 조성하려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