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지난 한해 기부에 참여한 국민들의 비율이 2년 새 9%p나 하락해 48.5%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52.5%)은 "향후 1년 이내 기부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부의 질은 높아져 평균 기부액은 2011년(21만9천원)보다 46.6% 증가해 32만1천원에 달했다. 기부자의 38.1%는 정기 기부를 하고 있었는데, 이는 2011년도에 비해 6.4%p 증가한 수치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기부액을 확대(26.4%)"하거나 "기부처를 확대(19.5%)"하겠다고 밝혔다.
아름다운재단(이사장 예종석)은 20일 '기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결과가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아름다운재단이 한국리서치를 통해 지난 6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만 19세 이상의 전국 남녀 1,007년을 면접조사했다. 조사의 신뢰수준은 95%이며 최대 허용 표집오차는 ±3.1%다.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대해 "기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경제였다"고 말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6.4%는 '기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나의 경제적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답했다. "기부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도 34.3%에 달했다. "기부 방법을 모른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기부처로는 여전히 자선단체(65.8%)가 많았으며 종교단체(24.0%)가 뒤를 이었다. 기부금이 쓰이길 바라는 분야는 '자선 및 사회복지(78.2%)'였으며 대상으로는 '아동(59.7%)'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유산기부에 대한 인식 역시 다소 낮아졌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의 유산을 기부하겠다는 답변은 9.1%에 그쳤는데, 이는 2011년보다 3.4%P 감소한 수치다. 상속 유산에 대한 기부 의향은 이보다는 높은 12.6%로 나타났다. 가족의 유산 기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응답자의 46.6%는 가족의 유산 기부를 "반대하겠다"고 밝혔고, "적극 지지하겠다"는 답변은 9.4%에 그쳤다.
응답자는 가구소득이 500만원 수준으로 높고, 성향이 진보적이며, 종교가 있는 경우에 유산기부에 보다 긍정적이었다. 특히 연령별로 40대(13.5%)는 유산 기부에 긍정적이었지만, 막상 유산 기부를 앞둔 50대(6.1%)와 60대(6.4%)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의 89.5%는 "노후의 재정생활에 대한 불확실성"을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지금의 내 재정상태가 불안(84.9%)"한 점이나 "내 유산을 경제적으로 필요로 하는 가족(83.3%)"이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이번 연구조사를 맡은 강철희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위원(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은 "경제 침체로 인해기부의 저변이 다소 축소됐지만, 정기성 및 금액 등의 면에서 긍정적 변화가 있다"면서 "한국사회는 점차 나눔의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와 관련해 아름다운재단은 오는 23일 '제14회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를 개최하고 이 같은 연구조사 결과를 자세히 발표한다. 특히 올해 기빙코리아에서는 한국의 유산기부 활성화 및 상호부조 행동 분석을 통해 '한국형 개인기부문화' 발전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