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텍사스주(州) 휴스턴시(市) 목회자들이 동성애에 반대하는 설교를 금지하는 시의 요구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휴스턴 시 목회자들이 시의회로부터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거나, 바른 성정체성 정립을 요구하는 설교를 해서는 안된다'는 강요를 받고 있고, 특히 시 최초로 동성애자 시장이 된 애니스 파커 시장에 대해 비판하지 말라는 것도 요구 중 하나라고 목회자들이 밝혔다고 이같이 보도했다.
휴스턴시에서는 성평등 법안이 시민들의 반발을 사 왔으며, 법안을 폐기하기 위한 운동이 교회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휴스턴 시의 성평등 법안에 따르면 남성이라도 자신의 성정체성이 여성이라고 주장할 경우 여성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시의회는 법안 폐기를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해 달라는 시민 탄원을 거부했으며, 이러한 결정에 대한 소송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그런 가운데 최근 이와 관련해 목회자들에게 법원 조사 소환장이 발부되어 '탄압성 조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소환장을 받은 목회자들 대부분은 성평등 법안 폐기 운동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 시 목회자들을 대변하고 있는 보수주의자 권익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은 "시의회는 시민을 감시하는 '빅 브라더'가 아니라 시민을 섬기는 '국가의 봉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성명을 통해 시의회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서 비판했다.
ADF 선임 법률고문인 에릭 스탠리와 크리스티아나 홀콤은 성명에서, "설교를 포함한 목회자로서의 모든 언행에 대해서 소환장을 발부한 조치는 매우 뜻밖이며, 일종의 마녀사냥과 같은 행위다"고 지적하며, "시 의회는 자신들의 정책에 대한 반발을 막기 위한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발언은 범죄가 아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그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 의회가 목회자들을 동성애혐오증적인 편견에 사로잡힌 이들로 만들려고 한다"고도 꼬집었다.
소환장을 받은 목회자 중 한 명인 그레이스커뮤니티처치 스티브 리글 목사는 "파커 시장이나 동성애, 성정체성을 언급한 설교나 연설 내용 모두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 아니라 교인들과 나눈 모든 대화 내용까지도 공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리글 목사는 "이러한 강요는 목회자들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화적 문제들에 대해 입을 다물게 하려는 시도"라며 "파커 시장은 아마도 우리의 목소리를 차단하려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커 시장은 아직 소환장과 관련해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시의회의 주민투표 실시 거부와 관련해서 소송을 제기한 시민들은 시법원이 서명인의 수가 부족하므로 탄원의 효력이 무효라고 판결내린 데 대해서 반론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신문인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탄원에 서명한 시민 수는 5만 명 이상이며, 주민투표 실시를 위해서 필요로 된 17,269명을 훨씬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을 제기한 시민 중 한 명인 제어드 우드필은 "목회자들에 대한 소환 명령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자유를 탄압하는 것"이라며, "시 의회가 목회자들이 자신들의 교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를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