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지난 11일 종교교회(담임 최이우 목사)에서 진행된 생명신학협의회(상임대표 손인웅 목사) 생명신학연구소(소장 김명용 교수) '제28차 전문위원세미나'에서 홍상태 박사(클레아몬트대·미국교회사)가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 신학운동과 내한 선교사와의 고찰-세대주의 종말론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날 홍 박사는 "한국 기독교의 신학을 조명하기 위해 내한 선교사들의 신학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이 한국에 오기 전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 신학운동을 고찰했다"며 "세대주의 종말론은 근본주의 신학운동 형성과 발전의 한 축이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장로교는 근본주의-현대주의 논쟁을 경험하였고 근본주의 진영이 우세할 때 많은 선교사가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이어 "이러한 선교사들의 신학은 초기 한국장로교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들의 신학은 초기 한국인 장로교 지도자들 특히 평양신학교에서 배출된 많은 사람들을 통하여 이어졌고, 1912년 1차 장로회 총회는 이들 중심으로 교권이 형성되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배덕만은 '선교사들이 가져온 근본주의적 신앙 및 신학은 한국의 신학교육을 통해 초기 한국의 목회자들과 신자들에게 깊이 각인되었다'고 하여 그 지대한 역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러면서 홍 박사는 "우리는 근본주의 신학이 유일한 신학(the Theology)이 아니라 당시 상황에 응답했던 여러 신학 중의 하나(a Theology)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바람직한 신학의 모색을 위해 '내한 선교사들의 세대주의에 기초한 근본주의 신학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근본주의 신학은 스스로를 복음주의라고 하여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복음주의'의 개념에 대해 장신대 박성규 교수는 "칼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에서 본 것인데 '복음을 이데올리기화 시키면 안된다. 복음은 이데올로기의 초월, 비판이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며 "누구나 복음주의가 되기를 원하는데 대부분은 '복음'을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해 분파주의를 낳는 가장 큰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사회 도피주의에 빠지고, 자기들의 이데올로기를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칼 바르트의 신학은 '복음적'인 것이지 '복음주의'는 아니다. 복음주의가 되면 또 하나의 분파가 생기는 것이다. '복음주의'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정의하며 한계성을 지적해나가야 한다"며 "'개신교 신학'이라고 하면 가장 보편적이라고 본다. 또 '복음주의'에 대한 정의는 공동의 이해를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이어 생명신학연구소 소장인 장신대 김명용 총장은 "1910년 'The Fundamentals'(편집자 주: '근본적인 것들'이라는 제목의 소책자)라는 잡지가 나오며 근본주의가 시작이 됐고 1885년 한국에 들어온 언더우드 선교사는 한 세대 앞선 세대이다"며 "초기 선교사가 들어오던 시기에 근본주의가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겠지만 근본주의 카테고리에 넣는 것이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일장신대 신학부 이승갑 교수는 근본주의를 자유주의신학의 대응, 한 시대의 대응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국교회의 목회자 안에 막연하게 부흥운동을 이어가고자 하는 욕심이 근본주의 신앙에 매달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