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재일한국인·조선인 향한 차별적 언동 중단하라"

NCCK 주관 제17회 한일 국제심포지움, 6~1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려; 일본사회에서의 '헤이트 스피치' 대해 한·일 교회가 공동 대응키로; 한국사회에서의 이주민에 대한 인종차별 심각성도 지적
▲제17회 한국·일본·재일교회 국제심포지움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NCCK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일교회가 "한·일 정부가 '인종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외국인 주민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허원배 목사)는 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기독자 연락협의회(외기협), 일본기독교협의회(NCCJ) 재일외국인의 인권위원회제와 함께 제17회 이주민 인권과 정책에 관한 한일 국제 심포지움을 6~10일까지 일본 히로시마 아스텔 프라자에서 진행했다. 이번 심포지움의 주제는 '미래의 책임 :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로 한일 교회는 2박 3일 동안 주제강연과 발제를 통하여 주제를 심화시켜 진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심포지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는 ▲인종차별금지법 제정 ▲동북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확산되고 있는 역사왜곡, 영토분쟁과 군비증강을 반대하고, 한·일 양정부가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위해 일하도록 촉구 ▲식민주의와 인종주의를 초월하여 서로를 살리는 교회와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 서로의 과제와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 추진 등이 강조됐다.

성명에서 한일교회는 "일본의 평화헌법 재해석과 집단적 자위권 용인으로 인한 재무장화 및 미군의 재배치와 강화된 한미일 공동 군사 훈련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화해와 평화를 해치고, 참혹한 전쟁에 이를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며 "근년 한국과 일본에서 외국인주민을 향한 배외주의적 경향이 고조되고 있으며, 편협한 국수주의로 인한 차별적, 배외주의적 언동이 인터넷과 매스메디어를 통해서 비판 없이 확산되고 있고, 인권보호 노력들에 대한 협박과 '헤이트 스피치'라고 불리는 차별선동 행위가 거듭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차별 행위는 양국이 이미 비준한 UN 인종차별철폐 조약에서 명확히 범죄행위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양국은 이에 대응할 국내 차별금지법 제정이 미루어지고 있다"면서 "그 결과 양국의 외국인 주민에 대한 차별적 언동은 증가 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배타적인 자민족 중심주의가 이주 노동자 착취제도 개선과 인종차별의 극복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 사회에서는 과거의 침략과 식민 지배라는 폭력적 역사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이를 국민적으로 확산하는 일을 소홀이 했기 때문에, 인근 외국들에 대한 적의를 부추기고, 그것이 외국인 주민, 특히 재일한국·조선인을 향한 차별적 언동을 만연화하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며 각종 차별적 행동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한일교회는 "이러한 동북아시아와 한일 양국의 상황을 우리 한국/일본/재일교회에 모이는 그리스도인은 깊이 우려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화해와 희망의 복음을 전할 사명을 위탁받은 자로서 증오와 차별로 찬 이 사회 안에서 우리는 침묵하지 말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과거의 폭력의 역사와 대면하고 그 과오를 진정으로 고백하고, 화해와 신뢰가 실현되는 미래로 우리는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일교회는 "한국·일본·재일교회가 역사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서로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며 "외국인 주민의 권리보장이 복음 선교임을 인식하고, 그 실현을 위해 아시아교회, 세계교회와의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주최측은 이번 심포지움의 논의된 핵심적인 두 가지 의제로 첫째,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에 대한 내용이었고, 둘째, 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주민과 재일동포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증오연설)와 인종차별에 대해 공동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심포지움에서는 최근 우경화되어 가고 있는 일본은 평화헌법을 재개정해 집단자위권을 발동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로서, 더 이상 역사를 왜곡하면서 과거의 식민지배를 꿈꾸어서는 안 되며,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의 공동 군사훈련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일본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헤이트 스피치 현상은 일본의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를 중심으로 극우 단체들이 재일 동포들을 향해 "좋은 한국인, 나쁜 한국인 할 것없이 다 죽여라", "조선 여자는 강간해도 된다", "남경 대학살이 아닌 츠루하시 대학살을 집행하겠다.", 조선이 목매고 뛰어 내려라"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언들을 공공연하게 하는 현상으로 일본사회에서 재일동포를 차별하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사회에서도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재일교포들을 향한 헤이트 스피치의 현상이 도를 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한국사회에서 이주민들을 향한 인종차별과 관련해 UN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개정 권고안을 받아들여 인종차별 금지법을 양국이 제정하도록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한편, 제17회 한일 국제심포지움에서 함께한 한일교회는 한국·일본·재일 그리스도인의 연대와 협력을 계속할 것을 확인했으며, 제18회 국제 심포지움을 2016년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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