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우리 군의 최신형 자주포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받쳐줄 보급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와 함께 북한군 포병전력보다 열세인 포병전력도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비례대표)이 14일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 육군의 주력 자주포인 K-9의 신형 'HE BB(항력감소 고폭탄)'탄과 'DP-ICM BB(항력감소 이중목적개량 고폭탄)'탄이 전쟁 개시 일주일 이내에 바닥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특수목적탄은 북한 장사정포를 겨냥해 전방에 배치돼 있다.
손 의원은 육군의 전투예비탄약의 부족을 크게 지적했다. 우리 군에는 최신예 K-9 자주포가 개전 초기 북한군 주력 침공군에 대한 슈터 역할을 하게 된다. 구형 K-55와 M110 자주포와 비교해 성능이 월등하기 때문에 K-9 자주포가 대화력전을 지탱하는 힘인 것이다.
하지만 화력과 대인살상능력이 월등한 신형 'HE BB'탄과 'DP-ICM BB'탄의 경우 보유일 수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들 예비탄약이 전쟁개시 일주일 이내에 바닥날 정도라는 것이다.
손 의원은 "전쟁개시 5~6일이 지나면 우리 군의 최신에 K-9 자주포는 무용지물이 된다"며 "비싼 돈을 들여 양산한 K-9자주포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핸 것임에도 실탄이 부족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HE BB'탄과 'DP-ICM BB'탄약은 8일치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매년 업체 최대 생산능력 만큼 확보 중인 상태로 2018년까지는 30일분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또 군이 생산이 중단된 대연장로켓(MLRS)탄을 차기 탄약으로 대체해 내년부터 전력화에 돌입할 계획이지만, 차기 다연장은 예산부족으로 목표대비 44%나 물량이 줄어들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거리 70~80㎞에 달하는 차기 다연장 유도탄은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국내 개발로 양산할 예정이다. 반면 사거리는 북한이 운용 중인 240㎜ 방사포(사거리 60㎞)보다 길지만 신형 300㎜ 방사포(최대 사거리 200㎞ 이상)에는 못 미친다.
이와 함께 손 의원은 남북간 대화력전 병력에 있어 우리군의 열세도 우려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대화력전은 전쟁이 시작될 경우 휴전선을 경계로 '적의 포병과 아군의 포병 간에 진검승부를 버리는 화력전투'로 정의된다. 초기에 적의 전력을 무력화시켜 화력지원 능력, 전투지족 능력과 전의를 약화시키는, 말 그대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싸움이다.
하지만 손 의원에 따르면 남북의 대화력전 전력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포의 경우 북한군은 8500여문인데 비해 우리는 5300여문으로 1.6배 차이가 났다. 다연장은 북한군이 5500여문인 반면 우리는 200여문에 그쳐 북한군이 26배 정도 우위를 차지했다.
손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군이 적과 대화력전을 펼쳐 진검승부를 벌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미 수년전부터 거론됐던 주요 현안임에도 개선된 것은 하나도 없다. 속히 구체적인 대화력전 대비태세와 전투예비탄약 확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