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식품 및 유통업계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중인 서아프리카와 관련이 깊은 식품들을 취급하는 대형마트들과 이를 원재료로 가공해 제품을 만드는 유통업체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가 출현한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지난해 들여온 수산물의 양은 8400여t(1600여만 달러)이다. 이는 전체 수산물 수입량(538만5986t)의 0.15% 정도로 그리 많은 양은 아니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8월 롯데마트는 기니산 긴가이석태의 입고를 중단했다.
이마트는 세네갈산 냉동 갈치, 모리타니산 냉동 문어, 기니산 냉동 긴가이석태와 냉동 가자미를 취급하고 있지만 판매 중단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철저한 검역을 거쳐 상품에 이상이 없다는 판단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며 "이마트는 수입과 원양 수산물의 경우 세관 검역 절차를 거친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그러나 소비자의 우려가 높고, 다른 상품의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판매 중단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식품업계도 행여 불똥이 튈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빈이 대부분 서아프리카에서 수입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 빈은 전 세계 유통 물량의 90%를 가나 등 서아프리카산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 초콜릿의 상당 부분도 서아프리카산 카카오 빈으로 만든다. A업체 관계자는 "현지에서 카카오 빈을 반출하려면 일단 1차 검역을 통과해야 하고, 한국으로 들어올 때 또 검역과 통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원재료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없고, 식품 안전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아프리카산 먹거리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B업체 관계자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및 전파 경로는 사람 대 사람으로, 감염자 체액이나 혈액 등으로 전염이 되기 때문에 아프리카산 식재료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며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아프리카에서 많이 수입했지만 현재는 업계에서 아프리카산 식품 원재료를 거의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커피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원두 수입을 아프리카에서 하지 않고, 베트남·브라질 등에서 한다"며 "다른 업체들도 베트남·브라질을 비롯해 콜롬비아·온두라스·에디오피아 등에서 원두를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