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탈성장과 탈성직, 탈성별의 가치를 추구하는 작은교회들이 교회의 존재이유를 묻고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11일 생명평화마당(공동대표 권진관·김정숙·방인성·이정배)은 '작은교회와 생명평화교회가 희망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로 감리교신학대에서 '작은 교회 박람회'를 열었다.
주최측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첫 번째 박람회에서 확인한 것처럼 작은교회들은 대안적 교회 공동체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며 "두 번째 박람회는 관심사가 비슷한 공동체들의 만남과 협력의 자리를 엮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행사준비 및 여는 기도회에 이어 작은교회들의 주제별 부스활동과 부대행사로 진행됐다. 부대행사로는 좋은교회학교 교사강습회, 떼제 기도회 , '목회자 청빙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라는 주제의 집담회, 교회와 갈등전환 등의 활동이 이어졌다.
작은교회들은 부스활동은 '녹색교회, 교회분립, 길찾는교회·소수자운동, 민주적교회정관, 건물없는교회, 카페교회 및 농산물 바자회, 마을지역운동 등의 주제로 펼쳐졌다.
국내 50여 개의 교회와 기관 및 단체가 이날 박람회에 참여했으며 이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먼저 가재울녹색교회는 이날 '녹색교회'를 주제로, "교회를 생태적으로 운영하고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친환경적 삶을 추구한다"고 사역을 설명했다.
가재울녹색교회는 "천연비누나 화장품을 사용하고, 원전과 골프장 등 환경 현안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 참여하며, 농촌지역 마을 만들기에도 참여할 예정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 협약식을 체결해 안전한 먹거리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네작은교회는 '교회분립'을 주제로 동네마다 지역을 섬기는 작은 공동체를 세워 나가고 있다. 동네작은교회는 "현재 5개의 지역에서 공동체를 운영 중에 있다"며 "방배동에는 사과나무(카페형태)를 운영하며 이웃의 무허가 판자촌을 섬기는 사역을 하고 있으며, 신림동 '그 몸 공동체'는 젊은 청년들이 중심"이라고 말했다.
또 "서초동의 '더 작은 공동체'는 30대 부부들들과 청년들로 구성됐으며, 내방역은 '헤브론 공동체'로 장년층이 중심이고, 논현동은 '뉴송 공동체'를 최근 세웠다"고 전했다.
특히 "성도들의 모임이 교회임을 고백하며 건물 없는 교회를 지향하기에 카페, 회사 강당, 음악실 등을 빌려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고 지역과 계층을 위한 사역을 공동체 별로 감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교회'의 모습을 지닌 시냇가에심은교회는 "처음 카페교회를 시작할 때는 단지 청소년, 청년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접촉에 유익과 재정적 유익을 생각하며 시작했다"며 "예배가 있다면 교회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는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모임이며 우리가 교회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페교회의 장점에 대해선 ▲공간활동이 생산적인 교회이며 ▲재정적 도움과 ▲카페 그 자체가 목회현장이라고 설명했다. 단점으로는 ▲공간의 협소함과 ▲카페도 사업이기에 체력적인 문제 ▲찾아가는 심방목회의 어려움 등을 들었다.
평신도를 주제로 참여한 '씨알예배공동체'는 "씨알(평신도, 민중, 주체적으로 자각한 사람들)이 중심이 된 예배를 드린다"며 "씨알예배에서는 설교권한을 한 사람에게 두지 않고, 각자가 말씀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또 "개인의 신앙을 고백하거나 내세를 기다린다는 찬송도 많지 않고, '떼제공동체'에서 부르는 성가곡을 부른다"면서 "예배 앞머리에 관상기도의 일종인 '예수바탈기도'를 20분간 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부대행사로 진행된 '좋은교회학교 교사강습회'에서는 한신대 김진아 강사와 신한나 공연예술치료전문가, 허학범 향린교회 청소년부 부장, 고상균 향린교회 부목사가 초청돼 특강을 전했다.